“비닐하우스 축사에 가면, 닭들이 폭염에 입을 벌리고 힘들어하다 폐사하고 있습니다.”
장모 전남농업기술원 축산기술팀장은 가마솥더위 직격탄을 맞고 있는 양계농가 분위기를 14일 이렇게 전했다. 기록적인 폭염에 농수축산물 피해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영세 양계농가다.
전국적으로 12일까지 폭염에 폐사한 가축 328만 마리 가운데 닭이 96%(316만 마리)를 차지했다. 나머지는 오리, 메추리, 돼지, 소다. 폭염 피해신고 건수는 1447건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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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영세한 농가의 비닐하우스 축사가 이번 폭염에 무방비로 노출돼 큰 피해를 입고 있다. 비닐하우스 축사는 농민들이 햇빛 가림막을 설치해 물을 뿌리고 있지만 실내온도를 낮추는 데 한계가 있다. 농민들은 안개분무기 가동, 지속적인 환기, 충분한 물 공급, 소화가 잘되는 사료 공급 등을 통해 닭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축사 실내온도가 70, 80도를 육박해 닭 폐사가 속출하고 있다.
어린 닭들은 더구나 털이 많은데다 체온조절을 위해 직접 물을 뿌릴 수 없다. 영세한 양계농가의 밀식사육도 폐사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남도 농업기술원 한 관계자는 “닭 폐사 70~80%가 영세한 비닐하우스 축사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축사가 건물형태이거나 패널 구조일 경우 폭염 피해가 많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자동문 등이 설치된 스마트 팜의 경우 폭염피해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폭염과 한파 등 이상기온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영세 양계농가들의 축사를 현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민들도 현대화 필요성은 알고 있지만 축사 현대화 리모델링을 하는 데 초기 자금이 많이 들어간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일부 영세 축산농가는 무허가이어서 2018년까지 합법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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