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결을 의심한다/사카이 도요타카 지음/현선 옮김/192쪽·1만3000원·사월의책
지난달 열린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되자 환호하는 당원들. 동아일보DB
다수결이 실제로 ‘다수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일까? 일본의 경제학자인 저자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라고 생각하는 다수결의 원칙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던진다. 특히 다수결은 양자 대결이 아닌 다자 대결에서 벌어지는 ‘표의 분산’에 무척 약하다.
다수결 선거에서는 유권자가 1순위 지지 후보에게만 투표할 수 있을 뿐, 2순위나 3순위 후보에게는 전혀 표를 줄 수 없다. 이 때문에 모든 유권자를 잡기 위해 세심하게 신경을 쓸수록 불리해진다. 이기기 위해선 일정 유권자에게만 1순위로 지지를 받기만 하면 된다. 결국 다수결 선거에선 소수 집단을 위한 정치, 대립과 분열의 정치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가 보편성을 결여한 ‘막말 선거운동’에도 불구하고 백인 서민층의 열렬한 지지로 공화당 대선 후보에 오른 것도 같은 이치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