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전기료 누진제 올 여름만 완화] “구간 너무 많고 요금 격차 커”… 가정용 전기요금 총액은 유지 주장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사진)은 10일 동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6단계인 현행 누진제는 구간이 너무 많고, 최고와 최저 요금 차이가 11.7배로 가파르게 오른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조 사장은 “누진제를 완화하더라도 전체 (가정용) 전기요금을 낮춰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조 사장은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누진제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지난해 9월 국정감사에서도 조 사장과 윤상직 당시 산업부 장관(현 새누리당 의원)은 가정용 전기요금에만 누진제를 적용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에 대해 “누진제를 완화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정부는 1년도 안 돼 태도를 바꿨다. 조 사장은 “전기요금은 정부가 결정하지만 누진제 개편 방안에 대해 정부와 논의하고 있으며 관련 연구자료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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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전의 누진제 개편안은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가정용 전기요금 총액을 유지하며 누진제를 개편하는 것은 결국 국민의 부담은 변하지 않는 ‘조삼모사’ 격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전기를 적게 쓰는 가구의 요금 부담이 늘어나는 등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반면 누진제를 완화하면 봄·가을 요금이 약간 늘어나겠지만 전력 사용이 많은 여름이나 겨울철에 지금보다는 걱정을 덜 하며 전기를 쓸 수 있게 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조 사장은 “누진제 완화에 따른 부작용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며 “누진제를 손보더라도 전기 절약을 유도할 장치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세종=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