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17%… 6월 이후 최대 격차
정치 분석 전문기관인 538(미 대선 선거인단 대의원 538명을 의미)과 프린스턴 선거 컨소시엄도 클린턴의 승리 가능성을 각각 83%와 85%로 내다봤다.
NYT의 이번 예측에서 클린턴은 51개 주(50개 주+워싱턴DC) 가운데 244명의 대의원이 걸린 20곳에서 우위를 차지했다. 가장 많은 대의원이 걸린 캘리포니아(55명)를 비롯해 뉴욕(29명) 일리노이(20명) 등에서 이기는 것으로 나왔다.
NYT는 본선 향배가 걸린 경합 주를 16곳(200명)으로 분류했다. 이 가운데 클린턴은 펜실베이니아(20명) 플로리다(29명) 오하이오(18명) 등 핵심 경합 주 7곳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는 텍사스(38명) 등 9곳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다고 나왔다. NYT의 분석대로라면 클린턴은 백악관 입성에 필요한 과반 대의원(270명)을 훌쩍 넘는 332명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NYT는 “클린턴이 경합 주에서 추가로 몇 곳을 더 지더라도 최소한 270명의 대의원을 확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클린턴의 우세는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뚜렷하다. 특히 일부 공화당 텃밭 지역에서도 접전 양상을 보여 트럼프의 위기감을 부채질하고 있다. CBS가 7일 공개한 여론조사(2∼5일, 성인 1095명) 결과 공화당 강세 지역인 애리조나 주에서 클린턴은 44%로 22%의 트럼프에게 22%포인트나 앞섰다. 이곳은 2008년 대선 후보를 지낸 공화당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지역구로 지난 20년간 한 번도 민주당 후보를 선택하지 않은 공화당 우세 지역이다.
이날 공개된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 공동 여론조사(1∼4일, 성인 1002명)에서도 클린턴은 50%로 42%의 트럼프를 8%포인트 차로 제쳤다. 최근 트럼프의 무슬림 전몰용사 부모 비하 발언이 트럼프의 약세를 부채질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조사 대상의 74%가 트럼프의 대응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공화당 성향 유권자 중에서도 61%가 트럼프의 비하 발언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해 최근 ‘트럼프 낙마설’ 등 공화당 내 반(反)트럼프 움직임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의회 전문지 더힐은 흑인들의 트럼프 지지율이 백인 우월주의단체 쿠클럭스클랜(KKK)의 전 수장(首長)인 데이비드 듀크보다도 더 낮다고 전했다.
공화당의 반트럼프 움직임은 7일에도 이어졌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정치보좌관 출신인 프랭크 래빈은 CNN 칼럼에서 “트럼프는 벌거벗은 임금님”이라며 클린턴 지지를 선언했다. 앞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대변인이었던 더그 엘미츠도 지난달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클린턴 찬조연사로 나서 “40년간 공화당 대선 후보를 지지했지만 이번엔 민주당 후보를 찍겠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는 8일, 클린턴은 11일 미국의 대표적인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인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에서 유세를 하면서 경제정책 대결을 벌인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