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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은 잊어줘” 분위기 메이커 女배구

입력 | 2016-08-08 03:00:00

[올라!2016 리우올림픽/열정]日에 역전승… 4년전 아픔 설욕
김연경 “미친듯이 해야죠, 이기려면”




“첫승”… 9일 러시아 상대 연승 도전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선수들이 6일 브라질 마라카낭지뉴 경기장에서 열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배구 A조 1차전에서 일본에 3-1로 역전승을 거둔 뒤 환하게 웃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한국 여자 배구팀이 힘찬 비상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40년 만에 올림픽 메달 획득 도전장을 던진 여자 배구 대표팀의 가장 큰 매력은 놀 땐 놀지만 할 땐 확실하게 한다는 것이다.

‘배구의 메시’로 불리는 주장 김연경(28)은 6일 열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배구 예선 A조 1차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득점 뒤 팔을 휘저으며 코트 반 바퀴를 도는 등 평소보다 적극적인 세리머니를 펼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3-1(19-25, 25-15, 25-17, 25-21)로 역전승을 거둔 뒤에는 선수들이 승리에 취해 자만할 것을 우려한 듯 “올림픽은 전쟁”이라며 진지하게 소감을 말했다. 경기 중 벌인 세리머니가 의도된 것이냐는 질문에 김연경은 “올림픽인데 미친 듯이 해야죠. 계속 이기려면”이라고 말했다. 4년 전 런던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에 패하며 눈앞에서 메달을 놓쳤던 아쉬움을 풀어 낸 여자 배구 대표팀(세계랭킹 9위)은 9일 세계랭킹 4위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연승에 도전한다.

여자 배구 대표팀은 리우에서 한국 선수단 최고의 분위기 메이커로 꼽힌다. 국가대표팀의 한식을 책임지는 조성숙 코리아하우스 영양사는 “키도 크고 예쁜 선수들이 시끌벅적 재밌게 밥을 먹고 갔다”라며 하우스를 찾은 국가대표 중 기억나는 선수로 여자 배구 대표팀을 꼽았다.

4일 이탈리아와의 두 번째 평가전이 끝난 뒤에도 여자 배구 대표팀은 선수촌에 도착하자마자 올림픽 관련 조형물을 배경으로 단체 셀카를 찍으며 즐거운 소란을 피웠다. 여자 배구 대표팀의 유쾌한 매력은 오프라인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김수지(29)는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영화 ‘부산행’과 ‘반지의 제왕’을 패러디한 ‘리우행’과 ‘메달의 제왕’을 게시했다. 메달을 향한 강한 집념을 나타내듯 포스터에 ‘리우 올림픽’이라는 해시태그(#·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게시물에 꼬리표를 다는 기능)도 달았다. 김수지는 지난달 19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대한민국 선수단 결단식에서도 하트를 그려 달라는 취재진의 요구에 손가락 하트를 만든 다른 선수들과는 달리 김희진(25)과 팔을 한쪽씩 들어 머리 위 하트를 만들기도 했다. 김연경(약 27만 명)을 비롯해 양효진(27·약 1만5000명) 등의 인스타그램 팔로어는 1만 명이 넘는다.

리우데자네이루=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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