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 대학생 대상 ‘청년엘리트 양성과정’ 첫 개설
1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마북로 현대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청년무역엘리트 양성과정’ 입교식에 참석한 대학생들이 김정관 무역협회 부회장의 특강을 듣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제공
지난해 6월부터 구매대행 사업을 하고 있는 최현진 씨(26·한양대 경제금융학부 4학년)는 이렇게 하소연한다. 그는 “문화나 종교에 따른 고객 수요부터 ‘HS코드(무역거래 상품을 분류한 코드)’에 따라 달라지는 관세·부가가치세까지 고려할 게 많다”며 “전문지식과 문제해결 능력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 청년 무역인 양성 팔 걷어붙인 무역협회
1일 찾은 경기 용인시 기흥구 마북로 현대인재개발원 내 한 강의실 안. 청년무역엘리트 양성과정의 첫 수업이 열리는 현장이었다. 김영훈 무역협회 무역아카데미 강사는 국제물품매매계약에 관한 유엔 협약인 ‘비엔나(빈) 협약’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첫날이었음에도 꽤 수준 높은 강의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미 학생들이 무역실무기초에 대한 온라인 사전교육을 끝내고 왔기 때문이었다.
학생들은 우선 온·오프라인 해외 마케팅과 무역에 대한 이론을 공통적으로 이수한다. 이후엔 심화 과정에 들어간다. 화장품, 식품, 섬유 등의 품목 중 하나를 정해 전략을 수립하고 협상과 계약을 해보는 ‘품목 특화 수출 마케팅반’과 B2B(기업 간 거래)나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글로벌 온라인 창업교육반’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송장 작성, 바이어 협상 등에서 바로 쓸 수 있는 비즈니스 영어 수업도 있다.
○ 무역 인재 부족한 현장에 활력 불어 넣어
무역협회가 이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은 무역 이해도가 높은 인력에 대한 업계의 수요가 많다는 점 때문이다. 지난해 무역협회가 수출기업 1000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출기업의 54.9%가 “해외 마케팅 및 무역실무 전문가가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무역업체 ‘에이치원글로벌’의 윤상혁 이사(45)는 “면접을 보면 무역에 대한 막연한 생각을 가진 지원자가 많아 좋은 인재를 구하기 쉽지 않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회사는 인재를 찾지 못하다가 올해 무역아카데미가 운영하는 ‘무역마스터과정’ 출신 학생 3명을 채용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대학에서 통상이나 무역을 전공한 학생이라도 이론만을 배우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신용장 작성 등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청년무역엘리트 양성사업은 실무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해 무역 현장에 활력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보따리 장사를 해본 경험이 있는 김수현 씨(24·여·중앙대 중국어문학과 4학년)는 “무역 비(非)전공자라는 콤플렉스를 깨고 성공적으로 창업에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용인=박은서 기자 clu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