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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국 의원 “친박 당대표는 靑에 민심 제대로 전달 못해”

입력 | 2016-07-26 03:00:00

[새누리 당권주자 인터뷰]<2> 정병국 의원




● 정병국 의원(58) △서라벌고, 성균관대 사회학과 졸업 △16∼20대 국회의원(5선)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명박 정부) △2012년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

새누리당 8·9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 나선 정병국 의원은 당내 원조 쇄신파 그룹이던 ‘남원정(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정 의원)’ 중 한 명이다. 다만 남, 원 지사에 비해 대중적 인지도가 다소 낮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의원은 2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게 내 핸디캡(한계)”이라면서도 “깊은 곳에 고인 물은 넘치게 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내가 할 일을 차근차근 담아 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당권 도전을 검토 중인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에 대해선 “나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구태”라며 “정치공학적으로 생각하는 것밖에 안 된다”라고 비판했다.

―소위 남원정은 원조 소장파, 쇄신파로 변화를 이끌어 왔다. 그런데 왜 유독 정병국은 알려지지 않았나.

“(웃으며) 전당대회나 대선 경선 같은 전국 단위 선거에 끊임없이 도전했어야 하는데 나는 그러지 못했다. 지금껏 그들과 같은 일을 해 왔지만 그런 부분에서 가려졌을 뿐이다. 신경 쓰지 않는다.”

―당권 도전에 나선 이유는….

“‘차떼기 정당’, ‘탄핵 정국’ 등 고비마다 천막당사를 만들고 당을 살린 게 남원정이자, 정병국이다. 개혁이라는 화두를 손에서 놓아 본 적이 없다. 위기에 처한 당을 구해야 한다는 소명의식으로 총대를 메고 나왔다.”

―김 전 지사가 뒤늦게 당권 경쟁에 뛰어들 움직임이 보이는데….

“지금까지 우리가 해 왔던 이미지 정치, 세력 정치를 깨자는 사람들이 당 대표 경선에 나섰다. 김 전 지사가 국민과 당원 생각을 이렇게 모를 수 있나.”

―계파 청산을 외치고 있지만 비주류인 김무성 전 대표를 만나는 일 등이 또 다른 계파 활동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김 전 대표만 만난 게 아니라 (친박근혜계인) 최경환 홍문종 의원 등도 다 만났다. 선거에 출마하는 사람이 누구든 안 만날 수 있겠나.”

―친박계의 공천 개입 논란에 ‘과거 문제를 끄집어내면 분란만 재생된다’라는 말이 당내에서 나온다.

“답답한 얘기다. 덮어 오기만 했기 때문에 이 지경이 된 거다. 문제가 있는 데도 덮고 가는 정당을 보고 국민이 어떻게 판단하겠나. 문제가 있으면 책임을 져야 한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영입 가능성은 있나.

“영입은 있을 수 없다. 영입하는 순간 가치는 추락한다. 당내에서 경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주면 된다. 본인 의지가 더 중요하다.”

―공약으로 ‘개헌’을 내걸었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금쯤은 개헌의 필요성을 느낄 것이다. 국회의원 임기를 2년제로 하면 기득권을 내려놓고 정신없이 일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내각제도 가능하다.”

정 의원은 “당청 관계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라도 친박계가 당 대표가 돼선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친박계가 박 대통령을 감싸고 민심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아 대통령을 고립시키고, 어렵게 만들었다는 얘기였다. 그는 “그동안 당청 관계에서 당은 없었다. 당이 먼저 청와대가 하지 못하는 일을 치고 나가는 게 대통령을 위하는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