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이 ‘폭염지옥’에 허덕이고 있다. 쿠웨이트 등 중동 지역은 낮 최고기온이 54도가 넘었고 중국 남부에는 최고 단계 폭염 경보가 내려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세계적 고온현상 속에서 한반도 역시 전례없이 혹독한 무더위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지구촌 ‘더위와의 전쟁’
이달 들어 세계 곳곳에 이상고온 현상이 심화되는 중이다. 23일 중국 상하이는 낮 기온이 40도를 넘었다. 중국의 저장성과 푸젠성 등 동남부 해안 지역도 낮 최고 기온이 38~40도를 오갔다. 앞서 7일 일본 도쿄에 폭염이 강타해 3명이 사망했다.
이라크 남부 바스라는 22일 최고 기온이 53.9도까지 치솟았고, 쿠웨이트 사막지대 미트리바 최고 기온은 21일 54도까지 올랐다. 60년 만에 최고 수준의 더위가 찾아온 인도는 낮 기온이 50도에 달했다.
이 같은 현상 속에 세계기상기구(WMO)는 “올해를 기상 관측 사상 가장 더운 해로 예상된다”고 24일 발표했다. 지구촌 이상고온의 원인은 △온난화 △슈퍼 엘니뇨 영향 탓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이미 지난해 세계 평균온도(20세기 평균 13.9도)가 지난해 0.9도나 높아져 근대적 기상관측이 시작된 1880년 이래 가장 높았다. 지구 온도 최고기록은 21세기 들어 2005년, 2012년, 2014년, 2015년 등 4차례나 갱신 중이다. 여기에 역대 3번째로 강한 ‘슈퍼 엘니뇨’가 지난해 발생해 바닷물 수온이 평년보다 높아진 상태다.
● 이례적 폭염 한국 8월 첫째 주 절정
‘2016년은 더 더울 수 있다’는 경고는 올 초부터 제기됐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지난달 지구 평균 기온이 16.4도를 기록해 20세기 6월 평균(15.5도)보다 0.9도 높았다.
8월은 더 더울 것이란 예측이다. 북태평양고기압이 오랫동안 한반도를 덮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 태평양의 따뜻한 공기가 북태평양 고기압을 타고 한반도로 오는 현상이 강화되면서 다음달 전국 평균 기온은 평년(24~26도)보다 높을 것이라고 기상청은 전망했다. 9월도 평년치(20.5도)보다 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특히 8월 첫째 주 무더위가 절정에 이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선 24일에는 서울, 울산, 부산, 대전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25일 역시 33도 내외의 무더위가 지속되는 가운데 전국적으로 소나기가 내릴 전망이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