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내수를 살리자]2.6%도 못미치는 성장? 국내휴가·내수실천, 소비에서 길을 찾다

입력 | 2016-07-25 03:00:00

기업들 ‘내수 살리기’ 솔선수범 전국 휴양시설 연계해 편의 제공 각종 고객지원 프로그램 마련 편리한 국내여행 가능하게 지원




한국은행은 최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2.7%로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올해 3.2% 성장을 예상하던 한은은 1월 3.0%, 4월 2.8%로 차례로 전망치를 낮췄다. 이대로 가다간 올해는 지난해(2.6%)보다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결정, 미국과 중국 간 외교 분쟁,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신보호무역주의 등 대외적인 악재가 너무 많은 탓이다. 여기에 좀체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내수시장 침체가 결정타가 되고 있다. 지난해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있었다면 올해는 조선·해운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산업 구조조정의 여파로 돈의 흐름이 끊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업들이 또다시 나섰다. 여름휴가 시즌을 ‘내수 살리기’의 계기로 삼기 위한 국내 휴가 캠페인이나 여름철 특수를 활용하기 위한 제품 마케팅 전략을 잇달아 쏟아내고 있다.


임직원들 휴가는 국내로, 국내로

재계 ‘맏형’인 삼성그룹은 내수 살리기에도 솔선수범을 보이고 있다. 삼성은 매년 여름철 지역 경기 활성화를 위해 임직원들의 국내 휴가를 독려하고 있다. 이달 초 사내 블로그에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가 발표한 ‘캠핑·레포츠하기 좋은 농촌관광코스 10선’을 소개하기도 했다. 협력사 및 용역회사 직원들에게 전통시장 상품권을 지급하는 것도 내수 회복에 기여하기 위한 노력이다. 계열사별로 진행하는 농촌 일손 돕기 봉사활동에는 지난해 1만여 명이 참여했고, 올해도 비슷한 인원이 동참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는 국내 공장 직원과 남양연구소, 국내영업본부, 서비스사업부 직원들이 하계휴가 기간에 쓸 수 있도록 전국 6개 지역 주요 휴양지에 휴양소를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는 ‘가족사랑 휴가제’를 운영해 직원들의 가족 단위 여가활동 지원도 지속하고 있다.

SK그룹은 계열사별로 전국 휴양시설과 연계해 임직원들의 국내 여행에 각종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여름철 성수기에 국내 여행을 떠나는 구성원들을 위해 다양한 휴양소들과 제휴를 맺었다. 또 정해진 여름휴가 외에도 연차 사용 계획을 수립하고 월 단위로 연차 사용 현황을 알려줌으로써 휴가 사용을 유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전 구성원이 2주가량의 장기 휴가를 떠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

포스코는 올해 여름 휴가철에 포항, 광양 등 국내 주요 사업장 인근의 사내외 휴양시설을 임직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포항에서는 2004년부터 여름휴가 시즌에 포항시와 함께 ‘포항 국제불빛축제’도 개최하고 있다. 28∼31일 포항 영일대해수욕장과 형산강체육공원에서 열릴 이 축제는 6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하는 대한민국 대표 문화관광축제에 선정됐다.


여름철 내수 진작 전략 풀가동

현대·기아자동차는 휴가철을 맞아 다양한 고객 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현대차는 휴가가 집중되는 29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4박 5일간 전국 29개 센터의 시승 차량 400여 대를 활용해 국내 여행 고객들에게 지원한다. 신청은 26일까지 현대차 홈페이지에서 받는다. 특정 차종의 판매를 촉진하는 게 아니라 전 차종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관심을 받고 있다. 기아차도 최근 출시된 2017년형 ‘K5’ 60대를 여름휴가 시승 차량으로 4박 5일간 제공한다. 현대·기아차는 노후 경유차 보유 고객을 대상으로 ‘신차 교체 지원 프로그램’도 실시하기로 했다.

KT는 내수 시장을 살리기 위해 지역 관광 시스템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2월 제주특별자치도와 협약을 체결하고 5년간 총 143억 원을 투자해 주요 관광지와 공공장소에 무료 기가 와이파이 네트워크 1100여 곳을 구축하기로 한 게 대표적이다. 편리한 모바일 환경으로 관광객을 유인할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또 BC카드, KTH, KT IS 등과 함께 지리정보시스템(GIS) 기반의 스마트관광 플랫폼도 만든다. KT는 또 전통시장에 무선 인터넷을 구축하는 사업도 펼치고 있다. 지난해 12월 영남권의 가장 큰 전통시장인 대구 서문시장에 80개의 무선인터넷 액세스 포인트(AP)를 신설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제주도 전역 및 인근 도서에서 하루 종일 데이터를 마음껏 쓸 수 있도록 하는 ‘제주도 프리’ 쿠폰을 내놨다. 이 쿠폰을 구입하면 기본 데이터 외에 하루 2GB(기가바이트)의 데이터를 추가로 쓸 수 있다. 국내 여행객들을 위한 맞춤형 상품이다.

국내 여행객이 늘어나면 가장 바빠지는 곳 중 하나가 주유소다.

SK에너지는 여름휴가 시즌 동안 국내 자동차 여행을 떠나는 고객들이 실질적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프로모션을 준비했다. SK에너지는 다음 달 말까지 전국 SK주유소에서 OK캐쉬백 3000포인트로 3만 원 상당의 한정판 ‘카센터’ 블록 또는 ‘3M 생활용품 세트’ 중 하나를 살 수 있는 ‘우리 가족 3천 포인트 특권’ 이벤트를 진행한다.

GS칼텍스 전국 각 지역의 주유소들을 고객과 가장 밀접하게 소통하는 회사의 현장 파트너이자 내수 시장의 거점으로 보고 있다. 특히 휴가철을 앞두고 전국의 주유소 휘발유 품질 관리와 직원 교육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각 주유소 직원들에게는 ‘주유원’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감성 서비스를 하는 ‘에너지 충전원’이라는 사명감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 거점별로 주유소의 형태에 따라 서비스 매뉴얼을 구축해 웹사이트와 모바일 QR코드 등으로 상시 제공하고 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