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고지’를 향해 구직자들이 총력 질주하면서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이 뉴스의 주인공으로 종종 등장한다. 공무원의 꿈을 이루기 위해 정부청사 사무실에 침입해 성적을 조작한 공시생은 지금 재판을 받고 있다. 5월 아파트에서 투신한 공시생 때문에 전남 곡성의 공무원은 만삭의 아내 앞에서 목숨을 잃었다. 올 4월 국가공무원 9급 공채에선 선발 인원 4120명에 22만2650명이 지원해 역대 최다 응시자를 기록했다. 지방직 경쟁도 치열해서 광주광역시 9급 임용시험엔 변호사도 지원했다.
▷청년 취업준비생 10명 중 4명이 공시생이다(5월 기준). 통계청에 따르면 취준생 65만2000명 중 25만6000명이 공시생인데 일반 기업 구직자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국가적 낭비란 말이 나오는데도 공시(公試) 열풍이 숨을 죽이지 않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확실한 정년보장으로 일반 기업보다 오래 일할 수 있고 그만큼 안정적 수입과 높은 연금을 챙길 수 있다. “지금부터 딱 5년 공부하면 무조건 7급 된다면 하겠나?” “40세 이전에 붙는 거라면 대한민국 월급쟁이들 중 85%는 할 것 같은데….” 어느 공시생 카페에 올라온 글이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