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규 단국대 몽골학과 교수
몽고점이 있는 민족, 우리처럼 씨름을 최고의 스포츠로 여기는 사람들, 활쏘기와 말 타기에 능숙한 민족인 그들이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우리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세계 10대 자원부국으로 구리와 석탄이 무궁무진해 매년 10% 이상의 경제성장을 유지하던 몽골이 최근 경제 불황과 중국의 대기오염 억제책으로 석탄을 팔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금은 일본을 비롯한 몇몇 국가의 원조로 겨우 연명하고 있다. 이런 어려움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 같다.
지난달 29일 몽골 국회의원 선거에서 야당인 인민당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박 대통령이 5년 전 몽골을 방문했을 때 당시 정권을 잡았던 인민당이 이번에 새 정부를 구성하기 때문에 우리 정부로서는 기회가 된 셈이다.
그동안 한국은 개발도상국 개발 원조사업(ODA)의 상당액을 몽골에 지원했고 지금도 최고 수준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몽골은 자원부국이 겪는 네덜란드병을 앓고 있어 일반 서민들은 많은 고통을 겪고 있다. 특히 몽골의 젊은이들은 일자리가 없어 한국을 비롯한 선진국으로 나가려 한다. 한국은 몽골의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국가다. 그러나 양국 사이에는 상호 비자면제, 항공편 증편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이번에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1990년 몽골에서 사회주의 체제가 무너지면서 러시아가 몽골을 떠났다. 러시아가 떠난 자리를 한국이 메울 것으로 믿었던 몽골은 시간이 지나며 우리에게 실망했다. 그랬던 그들이 우리에게 다시 손을 내밀고 있다. 오랜 친구의 부탁은 들어주는 것이 예의다. 오래전부터 몽골과 한국은 서로 이웃하며 도와주었고 그 전통은 이어져야만 한다.
이성규 단국대 몽골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