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비상장 주식으로 막대한 이익을 챙긴 진경준 검사장이 어제 검찰 조사에서 주식 구입 자금에 대해 또 말을 바꿨다. 3월 재산 공개 때는 자기 돈, 4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조사에선 처갓집 돈이라고 했지만 6월 넥슨에서 4억2500만 원을 받아 주식을 산 뒤 갚은 것으로 금융거래 명세에서 나타났는데 이제는 그 돈을 다시 차명계좌로 돌려받은 것이 확인됐다. 진 검사장은 전날 김정주 NXC 회장이 검찰에서 “주식대금 4억여 원을 그냥 줬다”고 진술하자 그에 맞춰 ‘자수서’를 통해 사실을 털어놓았다. 끝까지 범죄를 감추려다 더 이상 어쩔 수 없는 벼랑 끝에 몰리자 마지못해 인정한 것이다.
진 검사장은 처남 명의의 청소용역업체를 차려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 계열사에서 130억 원대의 일감을 따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주식·탈세 비리를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 때 내사 중인 기업의 약점을 잡아 팔을 비튼 것으로 수뢰 못지않은 악질적인 범죄다.
6일 지명된 이금로 특임검사는 수사 8일 만에 진 검사장을 소환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특임검사에게 사건을 넘겨주기까지 석 달간 뭘 했는지 모르겠다.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은 올 3월 진 검사장 의혹이 불거졌을 때 “자기 돈으로 투자한 게 문제가 되느냐”며 안이한 반응을 보였다. 법무부는 공직자윤리위 심사 착수 직후 진 검사장이 사표를 제출하자 수리하려 했다. 청와대도, 법무부도, 특임검사 도입 전의 검찰까지도 진 검사장의 거짓말에 놀아나 그의 범죄가 묻힐 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