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아 보코바-뉴질랜드 클라크… 출사표 12명중 절반이 여성 70년만에 첫 女총장 가능성 커져
연말 퇴임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후임은 여자가 아니면 오히려 국제적 논란거리가 될 분위기다. 그만큼 “유엔 70년 역사상 첫 여성 총장이 나와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다. 뉴욕타임스 이코노미스트 알자지라 등 세계 유력 언론들은 “역대 사무총장 8명이 모두 남자였다. 이제 세계 70억 인구를 위한 자리인 유엔 사무총장에도 양성 평등이 실현될 때가 됐다”고 주장해 왔다.
13일 현재 출마를 선언한 12명의 후보 중 절반이 여성이다. 불가리아 출신인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을 비롯해 헬렌 클라크 전 뉴질랜드 총리, 베스나 푸시치 전 크로아티아 부총리 겸 외교장관, 나탈리아 게르만 전 몰도바 부총리 겸 외교장관, 수사나 말코라 아르헨티나 외교장관, 크리스티아나 피게레스 코스타리카 유엔대표부 대사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유엔 소식통들은 “보코바 사무총장과 클라크 전 총리가 국제적 인지도가 높고 경험이 풍부해 2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실상 사무총장 선출 권한을 갖고 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1일 이 후보들에 대한 1차 의견을 제시하지만 공식 선출 마감일이 정해져 있지 않아 후보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대표적 잠재 후보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다. 한 유엔 관계자는 “독일 같은 강대국 출신은 유엔 내 정치공학상 사무총장이 되기 어려운데도 메르켈 총리의 인상적인 리더십 때문에 끊임없이 총장감으로 거론된다”고 전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