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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세포 복제 배아 연구’ 국내서 7년 만에 재개…조건부 승인

입력 | 2016-07-11 21:19:00


국내에서 중단됐던 체세포 복제 배아 연구가 7년 만에 재개된다. 보건복지부는 11일 “차병원 산하 차의과학대학교에서 제출한 체세포 복제 배아 연구계획을 조건부 승인했다”고 밝혔다. 2005년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줄기세포 논문이 조작된 것으로 밝혀진 뒤 국내 체세포복제 연구의 동력 자체가 사라진 상황에서 배아줄기 세포 관련 연구 활성화가 기대된다. 하지만 난자 체취, 인간복제 가능성 등에 대한 종교계 등의 반대도 만만치 않아 논란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 “2020년까지 난치병 치료법 찾을 것”

이번 승인으로 차의대 이동률 교수 연구팀은 체세포 복제배아에서 줄기세포주를 생산한 뒤 시신경 손상, 골 연골 형성이상 등 난치병 환자 치료용 세포를 만드는 연구에 착수하게 된다.

체세포 복제 배아 연구란 ‘핵을 제거한 난자에 체세포의 핵을 이식해 만든 체세포 복제 배아에서 줄기세포를 만드는’ 작업. 난치병 환자로부터 세포를 채취한다. 기증 받은 난자에 유전자가 들어있는 핵을 제거한 뒤 환자 세포의 핵을 이식한다. 핵이식 난자에서는 세포 간 융합이 일어나 배반포(胚盤胞·복제배아)가 형성된다. 여기서 배아줄기세포를 배양해 간세포, 신경세포 등 필요한 세포로 분화시켜 환자에게 이식한다.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도 사용한 방식이다. 이외에 △피부세포에 특정유전자를 주입해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만드는 방식 △골수 속 줄기세포를 추출 배양하는 방식 등이 있지만 체세포 복제배아 방식이 치료에 대한 성공가능성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교수는 “2020년까지 600개의 난자로 체세포 복제배아 방식의 줄기세포를 만들어 시신경 손상, 뇌중풍 등 난치병을 치료하는 방법을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차의대는 2009년 복지부 승인을 받아 동결난자를 이용한 체세포복제 연구를 진행했지만 실패했다. 이후 2014년, 2015년 미국에서 비동결난자(채취 24시간 이내 신선난자)를 이용해 체세포복제에 성공했다.

● 동결난자 한계와 면역거부 극복 과제

체세포복제배아 연구 성패는 △난자의 상태 △줄기세포 치료제의 면역거부 해결로 귀결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한 번 얼렸다가 녹여서 사용하는 동결난자는 연구 효율성이 떨어진다. 하지만 국내 생명윤리법 상 동결난자 만 복제배아 연구에 사용할 수 있다.

비동결 난자의 경우 미성숙하거나 비정상적인 상태일 때만 사용할 수 있다. 황우석 사태 이후 강화된 난자 기증 제한 규정 때문. 차의대는 “동결난자와 미성숙난자 만으로 체세포 복제에 성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줄기세포 치료제의 면역거부나 종양의 일종인 기형종 발생도 해결해야 될 숙제다. 배아줄기세포의 경우 다른 세포로 분화되는 과정에서 종양이 되거나 기존 면역체계가 타인의 세포에 거부반응을 나타날 가능성이 컸다. 연구팀은 “면역거부가 적은 100여 명에게 추출한 체세포로 줄기세포를 만들 계획이며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범용 줄기세포 허브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천주교 등 종교계는 “배아도 하나의 생명이다. 생명을 파괴하는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다”며 정부의 승인을 비판했다. 복지부는 “‘’관리위원회‘를 구성해 합법적 난자 획득 여부, 난자와 배아 관리, 인간 복제 오용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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