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하던 미네소타 박병호가 결국 트리플A로 내려갔다. 그러나 이는 구단이 그에 대한 실망감의 표출이라기보다는 회복의 시간을 주겠다는 배려의 성격이 더 짙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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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병호 마이너행 ‘희망과 과제’
실망감 표출보다는 배려의 성격 짙어
성적으로 빅리그 복귀 명분 만들어야
미네소타가 2일(한국시간) 박병호(30)를 산하 트리플A 로체스터로 보냈다. 박병호는 내려가자마자 실전에 나섰는데 3일 5타수 2안타 2사사구, 4일 3타수 무안타 1볼넷 2삼진을 기록했다. 박병호는 메이저리그 62경기에서 타율 0.191(215타수41안타) 12홈런 24 타점을 남겼다. 출루율이 0.275밖에 안 됐다. 특히 6월 타율은 0.136으로 더 심각했다. 득점권 타율(52타수 6안타 타율 0.115)도 회복되지 않았다. ‘내려갈 만해서 내려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미네소타는 박병호에 적잖은 금액(포스팅 1285만 달러, 연봉 4년 총액 1200만 달러)을 투자했다. 또 메이저리그에서도 흔치 않은 박병호의 파워를 똑똑히 목격했다. 결국 마이너행은 박병호를 향한 실망감 표출이라기보다 회복의 시간을 주겠다는 배려의 성격이 더 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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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으로는 시속 150km 이상의 빠른 공에 효과적인 대처를 못했다. 몸쪽 공 약점도 노출했다. 삼진이 80개에 달했다. 무엇보다 트리플A에서 성적이 나야 다시 메이저리그로 콜업할 명분도 생긴다. 마이너리그는 육체적으로 고되고, 정신적으로 상실감을 느낄 환경일 것이다. 그러나 여유를 갖고 무엇이 잘못됐는지 뜯어볼 시간도 마련된다. 특히 박병호는 섬세한 성격이다. 마이너리그에서의 시간이 일종의 숨고르기가 될 수 있다.
미네소타는 홈런 비거리에서 밝혀졌듯 박병호의 괴력을 이미 목격했다. 타격 부진이 길어서 그렇지 한번 터지면 어느 정도의 힘을 발휘할지 아는 상황이다. 왜 박병호가 LG 시절에는 안됐는데 넥센으로 가서는 KBO리그 최강의 홈런타자가 됐는지 미네소타는 원인을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 지금 박병호는 기량보다 멘탈이고, 압박보다는 좋았을 때 감각을 살려주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 미네소타의 역학 구도는 변할까?
형평성 차원에서도 박병호의 마이너행을 이해할 수 있다. 비슷한 입지의 미겔 사노(23) 역시 마이너리그를 다녀왔다. 사노가 복귀하며 박병호와의 포지션 중복이 다시 발생할 개연성이 생겼다. 교통정리 차원에서도 박병호의 마이너행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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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