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안과 낙양 그리고 북경/김학주 지음/404쪽·1만8000원·연암서가
중국어문학회 회장을 지낸 저자는 중국의 수도(首都)였던 장안(長安)과 낙양(洛陽) 그리고 북경(北京·베이징)에서 단서를 찾으려 한다.
저자는 중국 역대 왕조(王朝)의 수도에 따라 중국의 성격이 달라졌다고 본다. 진(秦) 한(漢) 등의 수도였던 장안과, 원(元) 명(明) 청(淸)의 수도였던 북경은 백성을 잘 다스리기 위한 곳이 아니다. 중원(中原)의 변두리였던 장안, 북경이 수도가 된 것은 중원을 노린 이민족 왕조가 자신들의 근거지에서 물자를 동원해 강압통치를 하기 위함이었다. 따라서 이 시기 중국 문화는 이민족의 문화와 뒤섞여 변질된 ‘암흑기’다. 반면 ‘낙양’으로 대표되는 중원 땅 내륙 도시가 수도로 자리 잡은 시기는 지식인을 우대하고 국가의 강압이 작아 문화 학술 등이 자유롭게 꽃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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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 수도인 오늘날의 중국은 어떨까? 저자는 오늘날의 베이징을 과거 ‘중원의 북경’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더 이상 중국의 변방이 아닌 베이징, 그리고 이곳을 수도로 둔 중화인민공화국은 전통을 기반으로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려 한다는 것이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