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작가들이 조언하는 ‘내게 맞는 여행 준비법’
산, 강, 동굴 등 빼어난 경관으로 유명한 라오스 방비엥. 각종 레포츠를 즐길 수 있고 자연 속에서 느릿느릿 지내기도 좋아 입맛에 따라 여행할 수 있다. 동아일보DB
지난해 세상을 떠난 정신과 전문의 올리버 색스는 삶을 돌아본 에세이 ‘고맙습니다’에서 이렇게 고백했다.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어디로 갈지 찾아보는 이가 많다. 수많은 곳을 누비고 여행 에세이를 펴낸 ‘여행 고수’들은 원하는 여행이 어떤 것인지부터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마, 일단 가고 봅시다!’를 쓴 태원준 작가는 레포츠를 좋아하면 라오스 방비엥을, 휴식을 원하면 태국 방콕을 추천했다. 태 씨는 “방비엥은 산과 강에서 고무튜브를 타는 튜빙과 철사를 몸에 연결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하는 집라인을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며 “방콕은 낮에는 카페에서 더위를 식히고 저녁에는 노천 주점과 맛집을 누비기 좋다”고 말했다. 가족 여행지로는 대만 타이베이를 권했다. 음식이 한국인 입맛에 잘 맞고 야시장과 쇼핑센터가 많아 남녀노소 모두 즐길 거리가 많다는 것. ‘당신의 여행에게 묻습니다’의 저자 정지우 씨는 “여름엔 충북 단양군 일대의 삼림욕장이 바닷가보다 덜 붐빈다”고 귀띔했다.
낯선 이와 어울리기를 좋아한다면 게스트하우스나 에어비앤비, 카우치 서핑(현지의 빈방을 무료로 이용)을 이용해 볼 만하다. 단, 여성 홀로 에어비앤비나 카우치서핑을 이용한다면 혼자 사는 여성 호스트에게 요청하는 것이 안전하다. 아이와 여행한다면 ‘가족친화적’이라고 소개한 호스트에게 가는 것이 좋다.
정확한 정보를 알려면 ‘손품’을 팔아야 한다. 최미선 작가(‘사랑한다면 이탈리아’)는 “사람마다 평가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맛집, 숙소, 관광지에 대해 여러 인터넷 후기를 비교해 봐야 보다 객관적인 상황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방문지와 관련된 영화를 보거나 역사·문학·예술책을 읽으면 감동은 배가된다. 정지우 작가는 “영화 ‘비포 선라이즈’는 사랑, ‘인투 더 와일드’는 청춘, ‘베스트 엑조틱 메리골드 호텔’은 황혼을 각각 여행과 결부시키며 탐구해, 생각할 거리를 많이 준다”고 말했다. 정 작가는 “‘불멸의 산책’(장 크리스토프 뤼팽), ‘유럽 문화 기행’(위치우위), ‘인도 방랑’(후지와라 신야)은 깊이 있는 사유가 녹아 있다”고 소개했다.
일정에 얽매이지 말고 욕심을 버리는 것도 중요하다. 최미선 작가는 “천천히 다녀야 마음에 남는 곳을 발견하기 때문에 파리, 로마, 피렌체 등 도시에서는 버스나 전철을 거의 안 타고 걸어 다닌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