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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중앙銀 “돈 더 푼다”… 한국도 금리 추가인하론 부상

입력 | 2016-06-27 03:00:00

[브렉시트 쇼크]글로벌 혼란 대응 나선 세계 금융당국




柳부총리, 긴급경제점검회의 주재 2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브렉시트 관련 긴급 경제상황 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성장 둔화에 발목 잡힌 글로벌 경제가 ‘브렉시트’라는 초대형 악재를 만나자 세계 중앙은행들이 각국 경제와 금융시장의 대혼란을 차단하기 위한 비상 대응에 나서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은 저마다 시장 안정화를 위한 ‘실탄’을 준비하고 경기 침체에 대응할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들 태세다. 한국은행도 브렉시트에 대응해 다음 달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겉으로는 세계 중앙은행들이 정책 공조에 나선 것 같지만, 그 이면을 보면 자국의 국익을 우선시하는 ‘환율 전쟁’을 벌이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충격 막아라…각국 중앙은행 “실탄 준비”

25일(현지 시간) 스위스에서 열린 국제결제은행(BIS) 세계경제회의에 참석한 미국 독일 중국 일본 한국 등 주요 30개국 중앙은행 총재들은 “각국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면밀히 점검하고 상호 긴밀한 협력을 지속하겠다”는 내용의 선언문을 발표했다. BIS 회의에서 긴급 선언문이 발표된 것은 이례적이다. 예상 밖의 브렉시트 결정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중앙은행 수장들이 일제히 공동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번 회의 의장인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멕시코 중앙은행 총재는 “영국은행의 비상 조치를 지지하며 금융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될 수 있도록 중앙은행들이 대비 태세를 갖추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24일 영국 중앙은행인 영국은행(BOE)은 금융시장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2500억 파운드(약 405조 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또 31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파운드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한 추가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 0.5%인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까지 낮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유럽중앙은행(EBC)도 브렉시트 충격에 대비해 22일 유로화 공급을 늘린 데 이어 자금 공급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다른 중앙은행들과의 통화스와프를 통해 달러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브렉시트로 달러화 강세가 가속화되자 일각에서는 연준이 연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기는커녕 금리를 다시 제로 수준으로 내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달러화 강세는 미국의 수출 둔화와 기업 이익 감소, 글로벌 자금 이탈 등으로 이어져 미국 경제를 다시 침체시키는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일본, 한국은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


브렉시트의 최대 희생양으로 꼽히는 일본도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브렉시트 결정 직후 글로벌 자금이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엔화로 한꺼번에 몰리면서 24일 엔화 가치는 장중 한때 달러당 100엔 선이 무너졌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가 수년간 막대한 돈을 풀어 떨어뜨린 엔화 가치가 불과 4시간 만에 3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엔화 가치 급등세로 일본의 경기 부양책인 ‘아베노믹스’가 물거품이 됐다는 평가마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올 하반기(7∼12월)에 10조 엔(약 115조 원) 이상을 투입하는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검토하고 있다. 또 일본은행(BOJ)은 당장 다음 달 28, 29일로 예정된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추가 완화 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안팎에서는 일본은행이 현재의 마이너스 금리(―0.1%)를 더 낮추거나 국채 매입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미 하반기 성장 둔화에 대비해 이달 9일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1.25%로 낮췄다. 더 나아가 다음 달 14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8%에서 추가 하향 조정하고 금리도 더 내릴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하반기 국내 경제는 내수와 수출 부진에 부실기업 구조조정 충격이 더해져 하방 리스크가 높아진 상황이다. 여기에 브렉시트라는 돌발 악재로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으면 실물경제에 타격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브렉시트로 국내외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금리를 더 내리면 외국인 자금 유출이 거세질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또 가계부채 급증과 부동산 시장 과열 등 저금리로 인한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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