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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평소 이해찬 존경… 만남 취소 서운”

입력 | 2016-06-10 03:00:00

직접 기자들 찾아와 ‘유감’ 표현… 이해찬은 “이제 그만하자” 언급 피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8일(현지 시간) 노무현재단 이사장인 무소속 이해찬 의원과의 면담이 전격 취소된 것에 대해 “(그 만남을) 좀 기대했는데 바쁘신지 어떤 오해가 있는지 모르지만 서운하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이날 오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출입기자협회 회원명부 배포 행사에서 기자와 만나 “그동안 (한국)정치인들을 거의 만나지 않았다. 국회의장이나 정당 대표가 왔을 때만 잠시 뵙고 그랬다. 이 전 총리는 (나에게) 특별한 분이어서 만나 뵈었으면 좋았겠는데 서운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할 수 없죠. 다음에 기회가 되면 만나 뵙죠”라고 했다. 반 총장은 또 “이 전 총리는 내각(노무현 정부)에서 같이 근무했고 내가 평소 깊이 존경하는 분”이라며 “내가 유엔 사무총장 선거에 나갔을 때 이 전 총리도, 노무현 전 대통령도 나를 많이 도와주셨다”고 말했다.

이날 반 총장은 참모와 경호원들이 기자들의 접근을 막았음에도 직접 기자 쪽으로 다가와 이런 의견을 밝혔다. 반 총장 측과 가까운 한 외교 소식통은 “이 의원과 노 전 대통령에 대해 감사함을 표하면서도 면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이 의원에게 유감의 뜻을 ‘반기문식’으로 표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뉴저지 포트리의 한 식당에서 동포간담회를 한 뒤 면담이 무산된 이유를 묻는 기자들에게 “취소 이유는 어제 얘기한 그대로다. 그게 전부”라고 답했다. 기자가 “반 총장이 서운하다고 했다”고 전하자 “이제 그만하자”라며 더 이상 언급을 회피했다.

한편 김종필 전 국무총리는 이날 지인들과의 만찬 모임에서 “반 총장과 단둘이 만났을 때 무슨 얘기를 했느냐”는 물음에 구체적인 답을 피하면서도 “단단히 결심을 굳힌 것 같더라”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