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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완선발 실종…아마추어 시절 부상탓

입력 | 2016-06-07 05:45:00

‘국민감독’으로 추앙받는 김인식 감독은 한국야구가 국제적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완투수의 발굴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스포츠동아DB


■ WBC 앞둔 김인식 위원장의 고민

힘으로만 던지는 선수들 인식 변화 필요
박주현·신재영 호투? 아직 지켜볼 단계


‘그 많던 국가대표 우완선발은 어디로 갔을까?’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국가대표팀 준비에 돌입한 김인식 KBO 기술위원장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달 30일 1차 기술위원회 회의를 마친 결과 국가대표급 우완선발투수가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WBC는 내년 3월로 예정돼있다. 아직 대회 개최지가 확정되지 않아 구체적인 일정이 나오지 않았지만 적어도 8∼9월에는 50명 1차 엔트리를 결정해야 한다. 김 위원장은 “좌완선발이나 우완불펜은 많은데 우완선발감이 마땅치 않다”며 “몇 년 전부터 계속 되는 고민이다. 예전에는 좌완선발이 부족했는데 언제부터 이렇게 우완선발이 없어졌는지 모르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미 오래된 우완선발 실종사건

우완선발 실종사건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LG 양상문 감독은 “2013년 WBC를 준비하면서 우완선발이 없어서 고생하지 않았나. 그때 윤희상(SK), 노경은(두산) 정도가 최선의 선택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확실한 우완선발이 없는 것은 문제”라고 했다. 실제 2014 년 인천아시안게임과 2015년 WBSC 프리미어12 대표팀도 우완선발의 대안으로 사이드암 우규민(LG), 이재학, 이태양(이상 NC) 등이 차출됐다.

현재 KBO리그에 선발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는 우완정통파선발은 윤성환(삼성) 류제국(LG) 박주현(넥센) 이민호(NC) 박세웅(롯데) 주권(kt) 송은범(한화) 정도다. 김 위원장은 “아무리 찾아봐도 우완선발로 뛸 투수가 딱히 보이지 않는다”며 “박주현, 신재영이 올해 잘 해주고 있지만 국가대표급인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선을 그었다.

● 리그에서 사라진 우완선발 왜?

그렇다면 국가대표급 우완선발은 왜 KBO리그에서 사라진 걸까.

야구전문가들은 아마추어부터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LG 양상문 감독은 “아마추어에 좋은 우완투수들이 없는 게 아니다. 문제는 대부분 팔에 부상을 입은 상태로 프로에 들어온다”며 “입단하자마자 수술을 하거나 재활을 하기 때문에 선발로 쓰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용병투수(2명)들의 영향도 없지 않아 있지만 외국인투수 때문에 선발감 우완투수를 불펜으로 돌리진 않는다. 부상으로 인해 불펜에서 먼저 투수들을 활용하다보니 우완선발이 많이 사라지는 게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KIA 조계현 수석코치는 아마추어 투수들의 인식변화를 강조했다. 조 코치는 “투수는 투구 메커니즘으로 공을 던져야하는데 아마추어에서 우완이면 좌완과 달리 무조건 공이 빨라야한다고 생각해서 힘으로만 던진다. 그러다보니 팔꿈치가 아픈 상태로 프로에 오는 투수들이 많다”며 “이 부분은 코치들이 아무리 얘기해도 선수 본인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선수들의 인식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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