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윤봉우-전 도로공사 장소연(오른쪽). 스포츠동아DB
■ 프로배구 FA시장 종료
곽동혁·김철홍·안준찬 등도 재계약
한유미 1년 연장…백목화·이연주 은퇴
프로배구 선수들에게 5월31일은 문이 닫히는 날이다. 프리에이전트(FA) 계약 마지막 날이라 이날까지 계약을 못하면 사실상 한 시즌을 쉬어야 된다. 선수에게는 막다른 골목이겠지만 구단도 골치가 아프다. 선수가 여기까지 올 정도면 갈 데까지 갈 정도로 결연하다고 봐야하기 때문이다. FA 선수들의 원 소속구단이 이 상황에서 취할 수 있는 선택지는 크게 3가지다.
첫째 구단의 뜻을 관철시키는 것이다. 대개 은퇴가 여기에 해당한다. 둘째 재계약을 해주는 것이다. 구단이 매몰차게 하지 못하고 결국 선수가 원하는 바를 들어준 쪽이다. 셋째 미계약 상태로 그냥 두는 것이다. 같은 미계약 신분이라도 구단이 코치직이나 프런트 등 선수의 장래를 보장해주는 은퇴와는 상황이 다르다.
반면 여자부는 5명의 대상자 중 3명이 미계약자로 남았다. 은퇴를 고민했던 현대건설 한유미(34)는 구단과 양철호 감독의 뜻을 받아들여 현역을 1년 연장(연봉 8000만원)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도로공사 리베로 오지영(28)도 연봉 6000만원에 현역생활을 이어간다.
반면 최고령선수 장소연(42)은 끝까지 도로공사의 은퇴 권유를 받아들이지 않고, 미계약 신분으로 남았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구단은 어깨 상태가 쉽지 않다고 봤지만 선수 생각은 다른 것 같다. 장소연은 미계약 선수이지 은퇴가 아니다”고 말했다. 도로공사는 FA 센터 배유나를 영입하며 장소연의 쓰임새가 마땅치 않았다. 장소연은 미계약 신분으로 둬 사인 후 트레이드 가능성도 차단했다.
인삼공사에서 FA가 된 백목화(27)와 이연주(26)는 나란히 은퇴를 결정했다. 배구계 관계자는 “원 소속구단과 협상이 결렬된 뒤 FA 시장에 나왔음에도 어느 구단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인삼공사가 좋은 조건을 제시하기도 어려웠을 것이고, 선수들의 의욕도 꺾였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인삼공사는 서남원 신임감독 체제에서 체질개선의 방향성을 더욱 강화할 상황에 직면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