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문화원 통해 佛문화 유입 최근엔 한류 유럽 확산 교두보
한불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지난해 프랑스에서 개막한 ‘프랑스 내 한국의 해’ 행사의 일환으로 파리 에펠탑이 태극기를 상징하는 빨강과 파랑 조명으로 물들었다. 해외문화홍보원 제공
올해는 한국과 프랑스가 수교한 지 130년이 되는 해이다. 양국은 지난해 프랑스에서 열린 ‘프랑스 내 한국의 해’ 행사를 시작으로 우정을 다지고 있다. 지난해 9월 18일에는 파리 에펠탑이 태극기를 상징하는 빨강 파랑 조명으로 물들었다. ‘태극기 에펠탑’을 보는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올해 양국 교류의 중심에는 문화가 있다. 1∼4일 박근혜 대통령의 프랑스 국빈 방문을 기점으로 한국과 프랑스 양국 조직위원회가 지정한 ‘프랑스 내 한국의 해 특별주간’에는 파리, 낭트, 니스 등 9개 도시에서 5개 분야, 14개의 전시와 공연이 펼쳐진다.
광고 로드중
광복 이후 프랑스에 한국을 알린 인사는 디자이너 앙드레 김이었다. 그는 1966년 9월 파리에서 한국인으로는 첫 해외 패션쇼를 열었다. 당시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그의 패션을 ‘선경(仙境)의 마술’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1970∼80년대 주한 프랑스문화원은 프랑스 문화를 전파하는 첨병 역할을 했다. 1968년 문을 연 서울 소재 프랑스문화원에서는 장뤼크 고다르, 프랑수아 트뤼포 등 누벨바그 영화감독들의 작품이 상영됐다. 프랑스 문학 관련 강연과 토론회도 활발하게 열렸다.
1990년대 영화 ‘라붐’ ‘유콜잇러브’ 등에 출연한 배우 소피 마르소가 한국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1993년에는 프랑스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프랑수아 미테랑이 한국을 방문했다. 마르소는 이때 조각가 세자르 발다치니, 건축가 장자크 페르니에 등과 함께 한국을 찾았다.
양국의 아픈 역사의 매듭을 푼 것도 문화 교류였다. 2011년 파리 프랑스국립도서관에 있는 조선왕실 의궤 297권이 한국에 돌아왔다. 1866년 병인양요 당시 프랑스 군대가 강화도 외규장각에서 의궤를 약탈한 뒤 145년 만이었다.
광고 로드중
2011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의 공연. 동아일보DB
유럽 문화의 중심지인 프랑스는 한류 확산의 교두보였다. 2011년 6월 파리의 ‘르 제니트 드 파리’ 공연장에서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의 ‘슈퍼주니어’ ‘샤이니’ ‘동방신기’ ‘소녀시대’ 등이 7000여 명의 현지 케이팝 팬을 매료시켰다. 이날 공연장에는 프랑스 국영방송 2TV 등 20여 개의 유럽 매체 취재진이 몰려 큰 관심을 나타냈다. 이 공연을 계기로 케이팝 열풍은 유럽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됐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