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계양전기 대표
이정훈 계양전기 대표는 3일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모터 기술을 바탕으로 ‘e-모빌리티’ 신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이달 3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계양전기 본사 집무실에서 만난 이정훈 대표는 “안정적이면서도 도전적인 길을 간다”는 게 경영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로 충돌하는 두 가지 목표를 과연 달성할 수 있을까. 이 대표는 “글로벌 경쟁력을 먼저 갖추고 그것을 기반으로 사업 다각화를 꾀하면 새로운 길을 가더라도 경쟁업체보다 한발 앞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자동차 시트 모터 분야에서는 국내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사용하는 시트 모터의 70%는 계양전기가 납품하고 있다. 승용차 한 대에 들어가는 모터는 50여 가지가 넘는다. 계양전기는 현대·기아자동차, BMW, 벤츠, 마세라티 등 국내외 완성차 업체에 파워 시트 모터, EPB(전자 파킹 브레이크) 모터 등을 납품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테슬라 생산 파트너 업체에 ‘모델3’ EPB 모터를 납품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대표는 “기존 테슬라 모델에도 이미 계양전기 모터가 일부 장착돼 있다”며 “글로벌 업체와 거래하는 생산업체들이 기술력을 믿고 우리를 먼저 찾아와 모터 납품을 맡기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계양전기는 최근 전동공구와 자동차 전장 사업을 기반으로 ‘e-모빌리티(Mobility)’ 신사업에 관심을 쏟고 있다. e-모빌리티는 친환경 전기 동력을 기반으로 근거리와 중거리 주행이 가능한 1, 2인 탑승을 위한 개인용 이동수단을 뜻한다. ‘마이크로 모빌리티’로도 불린다. 계양전기는 신사업을 위해 올해 초 모터전문 업체 ‘프레스토라이트 아시아’ 지분을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e-모빌리티 시장은 알면 알수록 매력적”이라며 “당장은 큰 이익이 나지 않겠지만 저속 전기차도 결국 모터가 핵심인 만큼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제품을 곧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계양전기는 e-모빌리티 사업의 첫 번째 제품으로 전동킥보드 출시를 앞두고 있다. 내년에는 전동휠체어를 내놓는 것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민지 기자 jm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