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m²당 2237만원 역대 최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까지는 강남을 중심으로 고분양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서울 주택시장의 ‘분양가 거품’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2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들어 24일까지 서울 아파트의 3.3m²당 평균 분양가는 지난해(1949만 원)보다 14.8% 오른 2237만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서울 아파트 평균 분양가가 2000만 원을 넘은 것은 2008년(2099만 원) 이후 8년 만이다. 분양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락해 2011년 1549만 원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반등했다.
1월 분양한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자이(반포한양아파트 재건축)가 3.3m²당 4290만 원으로 포문을 열었고, 3월 분양한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개포주공2단지 재건축)가 3.3m²당 3760만 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 아파트들은 고분양가 논란에도 각각 평균 38 대 1, 34 대 1의 높은 청약 경쟁률을 올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다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단지들도 분양가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다음 달 분양하는 ‘래미안 루체하임’(개포 일원현대 재건축)의 평균 분양가가 3.3m²당 3700만 원, 7월 분양 예정인 개포동 ‘디에이치아너힐즈’(개포주공3단지 재건축)의 분양가는 4000만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디에이치아너힐즈 조합 측에서는 4300만∼4500만 원으로 올리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서초구 잠원동 ‘아크로리버뷰’(신반포5차 재건축) 등 다른 아파트들도 분양 일정을 미루며 분양가격을 저울질하고 있다.
강남권의 분양가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인근 지역도 들썩이고 있다. 경기 과천시에서는 ‘래미안 과천 센트럴스위트’(3.3m²당 2678만 원)가 25일 36 대 1의 청약경쟁률을 나타냈다. 서울 강동구 고덕지구 등에서도 3.3m²당 2000만 원 이상으로 분양가격을 책정할 분위기다. 고분양가는 고급빌라로 이어져 다음 달 분양 전환을 앞둔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의 3.3m²당 분양가가 8000만 원대로 역대 최고가를 갱신할 것이 확실시된다.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강남권을 대체할 만한 매력적인 투자처가 없어 강남 아파트의 고분양가 행진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판교 위례 광교 등 대규모 신도시 분양이 마무리된 반면 강남권 내에선 반포 잠원 서초 강동 과천 등 대기수요가 많던 유망 지역에서 분양이 나오고 있다. 또 주택담보대출 심사가 강화되면서 풍선효과로 투자 수요가 분양시장으로 몰렸고,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되면서 재건축 시장의 전망이 좋아진 것도 고분양가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천호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