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비나미술관 20주년전 ‘60sec 아트’
이예승의 영상설치작품 ‘비계 장치(Scaffold Scenery)’. 짤막하게 조각내 편집한 영상을 가설구조체 구석구석에 소리와 함께 흩뿌린다. 사비나미술관 제공
7월 10일까지 서울 종로구 사비나미술관에서 열리는 ‘20주년 기념전: 60sec 아트’는 “동영상이나 애니메이션이 예술의 영역에 포함되는가”라는 질문에 엔위저와 흡사한 뉘앙스로 답한다. 작가 15팀이 내놓은 동영상과 설치 작품 130여 점은 한결같이 주류에서 비켜나 있다. 그렇기에 자본을 포함한 여러 구속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움을 보여준다. 명확한 심상과 사상의 기발하고 유쾌한 표현. 그게 예술이 아니면 무엇이 예술일까.
표제에는 ‘짤막한 시간’에 대해 학습된 관념을 놓고 작가 저마다가 풀어낸 사유를 드러낸다는 취지를 담았다. 1층 전시실 안쪽 이예승 작가의 ‘비계 장치’는 끊임없이 빠르게 소비되는, 한없이 조각나 편집 수정되는, 그리고 혼돈을 낳은 채 휘발하는 현대사회 속 동영상의 물성(物性)을 영상설치 작업으로 고찰했다. 제목의 비계(飛階)는 건설현장 임시 가설물이다. 금속 파이프로 얼기설기 비계 모양 틀을 얽어놓고 카메라에 비친 관람객의 모습과 과거에 작가가 수집한 영상을 뒤섞어 얹었다. 새로운 발상이라 보기는 어렵지만 재료를 활용한 밸런스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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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