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형이 롯데 마운드의 새얼굴로 떠올랐다. 박진형은 22일 사직 두산전에서 데뷔 첫 선발등판해 5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챙겼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두산 타선 상대 5이닝 무실점
팀 연패 끊고 데뷔 첫 승 감격
고졸 2년차 투수 박진형(22)이 위기의 롯데를 구했다.
롯데 조원우 감독은 1위 두산을 만난 주말 3연전에서 김원중(23)∼박세웅(21)∼박진형 영건 3인방을 선발로 전격 기용했다. 조 감독은 “대안이 없다”고 웃었지만, 롯데 마운드의 미래를 키우겠다는 의지 없이는 불가능한 결단이다.
이미 검증된 박세웅 외에 조 감독은 “김원중과 박진형 둘 중 1명만 잘 던져줬으면 좋겠다”고 조심스럽게 바랐다. 송승준, 고원준이 선발 로테이션에서 이탈한 상황에서 둘 중 1명이라도 살아남아야 외국인선발 원투펀치 조쉬 린드블럼∼브룩스 레일리∼박세웅과 함께 선발진이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5선발 한 자리가 고민인 것과 4선발까지 공석인 것은 차원이 다르다.
그러나 박진형은 주눅 들지 않고 자기 공을 던졌다. 17일 SK전에 불펜으로 등판해 3.2이닝(73구) 동안 3안타 2실점 3탈삼진을 기록한 뒤 일찌감치 선발통보를 받았다. 22일 두산을 맞아 직구 최고구속이 145km를 찍었다. 슬라이더와 커브, 포크볼까지 가지고 있는 구종들을 씩씩하게 던졌다.
롯데 타선은 4회 7득점으로 니퍼트를 무너뜨려 박진형의 데뷔 첫 승을 도왔다. 10-4로 승리한 롯데는 두산전 스윕패를 모면하고 상대전적 4승2패의 우위를 지켜갔다. 두산의 9연승을 저지하며 시즌 20승(23패)에 도달했다.
롯데 조원우 감독은 “팀이 자칫하면 연패에 빠질 수 있는 상황에서 선수들이 집중력 있는 타격과 수비로 중요한 승리를 거뒀다. 무엇보다 박진형이 상대 에이스 니퍼트를 상대로 멋진 피칭을 보여줬다. 본인에게도 팀에게도 소중한 1승을 얻을 수 있었다. 선수들에게 경기 내내 이기고자 하는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경기 직후 만난 박진형은 “무엇보다 팀 연패를 끊어 기쁘다. 선발 기회를 주신 조 감독님과 주형광 투수코치님께 감사드린다. 지난 NC전에서 선발 고원준 선배의 승리를 내가 날렸던 기억이 있어서 오늘 원준이 형을 생각해서라도 잘 던지고 싶었다. 야수들의 도움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두산 타자들이 직구를 잘 공략하는 모습을 보고 변화구 비율을 높게 가져가며 낮게 제구한 점이 주효했다. 다만 낮은 제구를 신경 쓰다가 볼넷이 좀 많았고, 스트라이크 비율이 떨어진 점은 아쉽다. 앞으로 팀에 도움 되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