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정책 담당 핵심관계자 밝혀 “외교관련 공약 국내 정치용… 한국, 너무 걱정할 필요 없어”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70)의 캠프 핵심 관계자가 트럼프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등 한국 관련 공약에 대해 “미국인을 겨냥한 발언인 만큼 한국은 너무 걱정할 필요 없다”고 밝혔다.
공화당과 트럼프 캠프 간 아시아정책 조율을 맡고 있는 이 관계자는 16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기자와 만나 “트럼프가 현재까지 밝힌 주요 외교정책은 사실상 국내 정치용이며 미국인들이 들으라고 한 것(virtually for domestic and main audiences are Americans)”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트럼프 캠프와 공화당에서도 한국이나 주변국들이 어떤 걱정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에게 외교 현안을 조언하고 있는 왈리드 파레스 미 BAU국제대 부총장이 전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일이 있어도 동맹인 한국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기조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특히 트럼프가 7월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선출되면 기존의 강경한 외교 공약에 대해 탄력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트럼프는 최근 자신의 간판 공약인 무슬림의 한시적 미국 입국 금지에 대해서도 “이는 공약이라기보다는 제안”이라고 밝혀 수정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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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주한미군 등 해외 주둔 미군 방위비에 집착하는 이유에 대해선 “버락 오바마 정부 들어 군사 예산이 줄어들어 연방정부의 예산 지출에 미국인들이 예민한 상황에서 트럼프는 강한 미국을 위해 군사력을 증가시키겠다고 밝혔다”며 “이 같은 정치적 환경에서 방위비 문제를 전략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가 12일 폴 라이언 하원의장 등 공화당 지도부와의 회동을 계기로 조만간 공화당의 선거 전문 인력과 조직을 캠프에 투입해 조직 자금 공보 등 ‘정상적인’ 대선캠프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캠프는 지금까지 사실상 트럼프가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는 ‘원 맨 밴드(one man band)’로 가동돼 왔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