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2위 부호’ 유대계 애덜슨, ‘트럼프가 가장 親이스라엘’ 판단
익명을 요구한 두 명의 공화당원은 애덜슨 샌즈그룹 회장이 이달 5일 뉴욕 맨해튼에서 트럼프를 만나 1억 달러가 넘는 후원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애덜슨은 트럼프 캠프 외곽에서 무제한의 선거자금을 낼 수 있는 특별정치활동위원회(슈퍼팩)를 통해 후원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애덜슨은 포브스 선정 2016년 세계부자 순위에서 22위(252억 달러)에 오른 거부(巨富)다. 라스베이거스, 싱가포르, 마카오에 최고급 카지노와 호텔을 갖고 있다.
트럼프 역시 포브스 세계부자 324위(45억 달러)에 오른 부자다. 일찌감치 기업과 월가의 후원금에 의존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지금까지 경선자금을 자기 돈으로 충당했다. 금융기관으로부터 5000만 달러가량을 대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 선거는 돈 선거란 말이 있듯이 대선 본선에 나서면 천문학적인 자금이 필요하다. 트럼프 캠프는 10억 달러를 예상하고 최근 선거자금 모금에 나섰지만 소액기부만 받았을 뿐 ‘월척’을 낚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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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애덜슨 회장이 구원투수로 나선 것이다. 우크라이나계 유대인 후손인 그는 2001년 9·11테러 이후 공화당유대인연합회의(RJC)의 최대 돈줄로 떠올랐다. 2012년 대선에선 총 34개 선거캠프와 단체에 9800만 달러의 후원금을 냈다. 트럼프는 이번 경선 과정 도중 마코 루비오 플로리다 주지사가 그런 애덜슨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고 비판했지만 애덜슨은 개의치 않았다. 트럼프가 가장 친(親)이스라엘 후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