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비서실장 사의 표명 왜?
직접 운전해서 靑 떠나 이병기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15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이임 인사를 한 뒤 손을 흔들고 있다. 그는 직접 차량을 몰고 청와대를 떠났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이 전 실장이 사의를 표명한 표면적 이유는 ‘건강상태 악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전 실장이 1년 3개월 동안 재직하면서 치아가 3개나 빠졌고 건강검진에서도 여러 가지가 좋지 않은 신호가 있어 물러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러나 건강상의 이유보다는 업무에 대한 무력감과 비서실을 장악하는 데 한계에 부닥쳤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이 전 실장은 4·13총선 전부터 사석에서 “총선까지가 내 역할”이라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새누리당이 총선에서 참패한 뒤에는 주변에 “청와대를 떠나겠다”는 얘기도 했다. 최근에는 박 대통령에게 “결과에 책임지는 사람이 있어야 하고 분위기 쇄신도 해야 한다”며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실장은 지난해 2월 ‘불통의 상징’처럼 비판을 받은 김기춘 전 실장의 후임으로 임명되며 ‘소통형 비서실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언론과 여야와의 관계를 활성화했고 비서실 장악을 위해 적극적이었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비서실장(으로) 재임하면서도 야당과 비공식적 소통을 했다”고 평가했다.
송찬욱 기자 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