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낭만적인 연인 중 93%는 이혼으로 끝난다. 첫눈에 반하는 사랑은 위험하다.”
이란 정부의 공식 결혼중매 사이트(hamsan.tebyan.net)에서 일하는 심리학자 모하매드 캄마드 씨는 11일(현지 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서구식 자유연애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이슬람식 중매결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란 정부는 젊은 남녀들을 이슬람 교리에 맞게 결혼시켜 출산율을 끌어올리려는 목적으로 지난해 6월 중매 사이트를 개설했다. 이란 정부는 현재 8180만 명인 인구를 2050년까지 1억5000만 명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란의 출산율은 1980년 여성 1인당 7명이었으나 2014년 1.8명까지 떨어져 저출산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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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에선 혼전 성관계가 법으로 금지돼 있다. 자유연애를 주선하는 소개팅 사이트도 불법이다. 이슬람에서는 “성욕은 반드시 제어돼야 하고, 성적 갈증을 채우는 최고의 방법은 결혼”이라고 가르치지만 젊은이들 사이에선 혼전 동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전통적인 ‘남녀유별(男女有別)’ 사상도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
이슬람 교리에 맞게 결혼하더라도 혼납금(마흐르)을 두고 벌어지는 양가 갈등이라는 장벽이 존재한다. 혼납금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아내가 원할 때 남편이 언제나 지급하기로 약속하는 보험 성격의 금액이다. 한 이슬람 커플은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혼납금으로 아내 측에서 금화 114개(약 3900만 원)를 요구했지만 남편 측에서 금화 14개(약 480만 원)만 주겠다며 양가가 줄다리기를 벌여 괴롭다고 말했다.
조동주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