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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병원 개원 20주년…간호간병 통합 서비스

입력 | 2016-05-12 14:18:00


인천 최초의 대학병원인 인하대병원(병원장·김영모)이 27일 개원 20주년을 맞는다. 인하대병원은 20년 동안 ‘지역사회와 나눔 문화’를 최고의 경영가치로 여기며 다양한 보건의료서비스를 펼쳤다는 평가다.

인천시와 함께 도서지역을 찾아가 무료 보건의료서비스를 펼치는 섬 프로젝트는 대표적인 ‘사회봉사 실천 프로그램’이다. 김 병원장 등 8명의 의료진은 지난해 11월 2일 인천 옹진군 대이작도를 찾아 전 주민을 대상으로 무료 진료를 진행했다. 올 3월 자월도와 승봉도 주민들도 진료 혜택을 입었다.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보호시설 내 아동들을 위한 무료 진료도 눈길을 끈다. 인천의 한 보호시설에 있는 김모 양(16)은 속눈썹이 안구를 찌르는 ‘안검내반증’으로 학교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올 2월 인천시 지원으로 인하대병원 안과에서 수술을 받은 뒤 이런 불편이 말끔히 사라졌다. 이 프로젝트 덕분에 지난해 4명의 보호시설 청소년이 눈 질환을 고쳤고, 올해 2명의 청소년이 피부 질환 치료를 받고 있다.

인하대병원은 2010년부터 우즈베키스탄과 베트남 몽골 우간다 카자흐스탄 등 아시아 아프리카 5개국에 국제의료봉사단을 파견하는 글로벌 의료 나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진그룹과 함께 하는 ‘지구촌 한가족 캠페인’을 통해 백내장과 심장질환 유방암환자를 초청해 수술해주고 있다.

인하대병원이 환자와 진료의 질을 최우선 가치로 판단해 성공을 거둔 대표 사례로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보호자 없는 병동)가 꼽힌다. 다른 의료시설에서 간호사 추가 채용 등의 이유로 도입을 망설였을 때 인하대병원은 2013년 7월 전국 상급 종합병원 가운데 처음으로 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보호자가 병실에 상주하지 않고 간호사가 그 역할을 대신하기 때문에 생업에 종사하는 바쁜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환자들도 가족에게 부담을 주지 않아 만족스러워 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지난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진가를 발휘했다. 정부 권유로 타 지역 메르스 확진환자를 이송받아 특수 치료를 한 인하대병원에서는 단 한 건의 메르스 전염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를 계기로 이 서비스가 다른 병원으로도 본격적으로 확대됐다. 인하대병원은 2010년 의료서비스의 국제안전기준인 국제의료기관인증(JCI) 인증을 획득한데 이어 2013년 재인증에 성공해 ‘안전한 병원’의 위상을 확고히 했다.

한편 인하대병원은 개원 20주년을 맞아 시민들과 함께하는 ‘생명존중 콘서트’를 21일 오후 7시 송도국제도시 트라이볼 야외무대에서 연다. 인하의학전문대학원 마에스트로와 간호부 중창단, 그룹 부활 출신의 김재희 정동하, 뮤지컬 배우 소냐 등이 무대에 오른다.


김영모 인하대병원 병원장

김영모 인하대병원 병원장(59·사진)은 메르스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해 6월 병원 내부게시판에 “의료인은 사회적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우리를 믿어야 한다. 우리는 국제수준의 감염 예방 프로토콜을 갖고 있다”고 교직원들을 격려했다.

당시 인하대병원에는 정부 요청에 따라 인천 종합병원 중 유일하게 50대 메르스 여성 확진환자가 입원했었다. 이후 외래환자가 50% 이상 감소하면서 병원 분위기가 술렁일 때였다. 하지만 김 병원장의 글은 직원들을 하나로 결속시키는 계기가 됐다. 이 공로로 인하대병원 메르스 진료팀은 지난해 12월 인천시가 주는 가장 권위 있는 ‘올해의 인천인 대상’을 수상했다. 김 병원장도 3월 인천시의사회가 수여하는 ‘인천시장상’을 받았다.

김 병원장은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인하대병원이 전국 상급종합병원 가운데 가장 먼저 시행한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보호자 없는 병동)의 효과를 봤다”며 “단 한명의 추가 확진 환자가 발생하지 않은 걸 보면서 정부 역시 보호자 없는 병동이 해답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요즘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시행을 앞둔 전국의 대학병원과 중대형 병원은 인하대병원을 찾아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김 병원장은 “올해 말이 되면 인하대병원은 전 병동이 보호자 없는 병동을 시행한다. 현재 500병상의 보호자 없는 병동이 올해 말 700병상까지 확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원 20주년을 맞아 인하대병원이 대학병원 위상에 걸맞은 사회적 책무를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도서지역 원격 협진시스템 구축과 환자 안전시스템을 통해 시민들의 건강을 지켜나갈 방침이다. 지난해 인하대병원은 암환자를 위한 첨단호스피스 병동을 만들어 토탈 케어 시스템을 구축했다. 모든 암 환자의 경우 다학제 치료(분야별 전문 의료진이 함께 치료하고 수술하는 것)를 원칙으로 하면서 환자의 정신적인 치료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이 같은 인하대병원의 암 치료 시스템은 이란 정부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 조만간 의료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 병원장은 “지난 20년간 인하대병원은 인천시민의 사랑과 성원 속에 성장을 했다. 앞으로도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과 지역사회 보은’ 이라는 개원 정신에 따라 시민의 건강 증진과 의학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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