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어버이날 父 잔혹 살해한 남매…가정폭력 증오 범죄?

입력 | 2016-05-11 19:34:00


어버이의 날 아버지를 살해한 문모 씨(47·여) 남매의 잔인한 범행은 과거 가정폭력으로 인한 증오 범죄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문 씨 남매는 경찰 조사에서 묵비권을 주장하는 뻔뻔함을 보이다 어머니 이야기만 나오면 눈물을 흘렸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누나 문 씨는 2010~2011년 거동을 못하는 어머니 간병문제로 아버지와 다투다 네 차례 폭행을 당해 112에 신고했다. 아버지의 접근을 막아달라며 법원에 두 차례 가처분도 신청했다. 문 씨가 신고했던 첫 번째 사건은 2010년 1월 7일 낮 12시 반 광주 북구의 한 아파트 거실에서 어머니의 재활운동 문제로 아버지와 다툰 일이다. 당시 아버지는 문 씨를 강제로 앉힌 뒤 밥상 위에 흉기 두 자루를 올려놓고 철심이 박힌 등산용 지팡이를 목에 들이대며 “죽여 버리겠다”고 협박했다. 문 씨는 이때 수차례 주먹으로 맞아 전치 2주의 상처를 입었다.

문 씨 남매는 10일 경찰 체포 당시부터 “묵비권을 행사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조사 과정에서도 범행에 대해 물으면 “모르는 일”이라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2011년 9월 숨진 어머니 이야기만 하면 눈물을 훔치는 등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 문 씨 남매는 “아버지가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를 제대로 돌보지 않는데다 어머니 앞으로 나오는 기초생활수급비를 가로채 다른 여자를 만났다”고 주장하며 증오심을 보이고 있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11일 문 씨 남매에 대해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한편 연고자가 없는 아버지의 장례는 문 씨가 다녔던 옛 직장 사람들이 치러줄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이형주 기자peneye09@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