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위 “형기 90% 못채워 부적격”… 모범수 등 600여명 대상 확정
횡령 등의 혐의로 유죄가 확정돼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최재원 SK그룹 부회장(53)과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46)이 부처님오신날 가석방 심사 대상에 올랐으나 최종 탈락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현 정부 들어 실형을 살고 있는 기업인이 가석방 심사 대상에 오른 것은 최 부회장과 구 전 부회장이 처음이다.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는 9일 오후 회의를 열어 최 부회장과 구 전 부회장에 대해 “형기를 90% 이상 채우지 못해 가석방 대상으로 부적합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9일 현재 최 부회장은 형기의 86.6%, 구 전 부회장은 88%를 채웠다.
가석방 심사 대상자는 매달 일선 교도소장이 수형 기간과 수형생활 태도 등을 고려해 법무부에 제출하지만 최 부회장과 구 전 부회장은 보안상 이유로 심사위 현장에서 교정당국이 명단을 별도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사위와 법무부 관계자는 물의를 빚은 지도층 인사일수록 가석방 기준을 더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뜻을 모으고 부적합 판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심사위는 14일로 예정된 부처님오신날 가석방 대상을 600여 명 선으로 확정했다. 가석방은 징역이나 금고형을 선고받고 형기의 3분의 1을 마친 모범 수형자를 대상으로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가 심사 의견을 법무부 장관에게 전달하면 장관이 최종 결정한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