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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안 주면 신고하겠다” 허위 112신고로 제 발등 찍은 동네조폭

입력 | 2016-05-09 16:32:00


3월 9일 오전 7시경 광주 서구의 한 원룸 분리수거함. 정모 씨(49)는 누군가 버린 온수기, 히터, 밥통을 수거했다. 정 씨가 고철을 손수레에 싣고 가는 것을 본 신모 씨(58)는 “내가 모은 가전제품을 훔쳤다. 500만 원을 주지 않으면 신고 하겠다”고 정 씨를 협박했다.

겁을 먹은 정 씨는 그가 시키는 대로 8일 동안 고물을 수거했다. 정 씨는 강제노역이 싫어 휴대전화를 받지 않자 그의 손수레를 뺏거나 때렸다. 정 씨가 날품팔이로 생계를 잇기 위해 노역을 거부하자 신 씨는 보복성 허위신고를 했다.

신 씨는 3월 17일 “정 씨가 온수기, 히터, 밥통 등 50만 원 상당의 전자제품을 훔쳤다”며 112신고를 했다. 시가 3000원에 불과한 고철을 50만 원 상당의 전자제품으로 둔갑시켜 허위 신고한 것이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신 씨가 허위 신고 등으로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는 동네 조폭이라고 의심했다. 허위 112신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신 씨가 고물 수집상, 영세상인 등 8명을 상대로 공갈, 폭행, 사기 등을 일삼은 것을 확인했다. 고물수집상 1명은 신 씨의 행패가 두려워 피해 진술을 하지 않을 정도였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신 씨를 공갈 등 혐의로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전과 20범인 신 씨는 올해 1월 광주지법 순천지원에서 사기죄로 기소돼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상태에서 범죄를 저질렀다. 경찰 관계자는 “신 씨의 행패대상은 지적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였다”고 말했다.

광주=이형주 기자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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