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직 스트링/미치 앨봄 지음·윤정숙 옮김/560쪽·1만6000원·아르떼
“난 여러분을 살아있게 하지는 못해요. 내게는 그런 능력이 없어요. 하지만 영향을 미칠 수는 있죠.” 이렇게 얘기하는 화자(話者)는 다름 아닌 ‘음악’이다. “나는 음악이에요. … 모든 사람은 음악적이죠. 아니면 왜 신이 뛰는 심장을 주었겠어요?”
물론 주인공은 화자가 아니라 프랭키 프레스토라는 전설적인 기타리스트다. 작가는 ‘음악’의 눈을 통해 프레스토가 태어난 순간부터 세상을 떠나기까지의 인생을 펼쳐 보인다.
작가가 이 가상의 기타리스트를 통해 말하고자 한 것은 음악만이 아니다. 광기에 휩싸였던 내전 속 군중, 유럽을 강타한 전쟁의 공포 등 프레스토의 유년 시절을 통해 시대의 그늘을 보여준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대역을 서고 존 레넌, 폴 매카트니와 함께 파티를 즐기는 등 음악계의 실제 별들이 소설의 주인공과 어울리는 장면은 가슴을 뛰게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평생 374개의 밴드에 몸담으면서 그 밴드의 사람들과 교감을 나누는 장면은, 우리 인생이 홀로 사는 것이 아닌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사는 것임을 깨닫게 한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