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신임 원내대표가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20대 총선에 당선된 조응천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과 김병기 전 국가정보원 인사처장을 거론하며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긴장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 원내대표는 “정권의 내부 상황을 알기 때문에 제대로 된 국정 운영 기조가 아니면 하나씩 터뜨리겠다. 조응천 당선자가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더민주당이 문재인 전 대표가 정치판에 끌어들인 두 사람을 폭로 정국 조성용으로 써먹겠다고 하는 고백이나 다름없다.
인터뷰 발언이 논란이 되자 우 원내대표는 어제 기자회견에서 “당장 정치적으로 활용할 생각은 없다”면서 “비정상적인 국정 운영을 바로잡자는 취지”라고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두 사람이 재직 중 파악한 민감한 사실을 폭로해 정부에 타격을 줌으로써 정국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중을 무심코 드러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조 당선자는 검찰 출신으로 청와대 핵심 보직에 있었다. 2014년에는 ‘청와대 문건’ 작성 및 유출 파문을 일으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장본인이다. 김 당선자도 국정원 핵심 간부 출신이다.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정권 내부의 치부를 폭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국정원 직원은 국정원법에 따라 퇴직 후에도 직업상 알게 된 정보를 발설해서는 안 된다. 물론 청와대나 국정원이 국법에 어긋나는 일을 한 경우에는 내부고발자의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라는 평가를 내릴 수도 있다. 하지만 야당 의원으로 신분이 바뀐 상황에서 돌발 폭로의 순수성을 인정해줄 사람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