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미국의 선택]공화지도부 “트럼프로 단결” 급선회
그는 ‘정통 보수의 적자’임을 자임하며 강경 세력인 티파티, 기독교 복음주의 등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2월 첫 경선인 아이오와 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트럼프를 꺾었다. 하지만 이후 트럼프에게 번번이 패하며 줄곧 2위에 그쳤다. 트럼프에 맞서 인디애나 주에서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와 손잡았지만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크루즈 의원이 지난주 북동부 5개 주에 이어 인디애나에서도 패해 더 이상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분석했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 등 공화당 지도부는 그동안 당 정책과 정면 배치되는 발언을 일삼은 트럼프가 대선 후보로 선출되지 않도록 다방면에서 노력을 기울였다. 3월 중순엔 공공연하게 ‘트럼프 낙마 100일 작전’에 돌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선 후보 지명에 필요한 ‘매직넘버’인 대의원 1237명의 80% 이상인 996명을 확보한 트럼프가 인디애나 주에 할당된 57명을 모두 가져가게 되자 지도부의 트럼프 저지 전략은 물거품이 됐다. 민심이 트럼프에게 있음을 표로 확인하게 된 것이다.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는 최근 페이스북에서 “공화당 지도부는 트럼프를 선택하지 않았지만 유권자들이 그를 뽑았다”며 “트럼프 반대가 계속되면 힐러리만 유리해진다”며 공화당원의 단합을 강조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