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네틱댐’ 실험과정서 누수 발생… 울산시 “생태제방 건설 다시 건의” 일각선 사연댐 수위조절 검토 주장
울산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 보존 대책이 원점에서 재검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울산시가 암각화를 보존하기 위해 설치하기로 한 ‘가변형 물막이댐(카이네틱댐)’의 실험 과정에서 누수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울산시와 문화재청이 당초 제시했던 ‘생태 제방 축조안’과 ‘사연댐 수위 조절안’도 다시 거론되고 있다.
○ 카이네틱댐 실험에서 실패
카이네틱댐 설치 예산은 국비 73억 원을 포함해 104억 원. 본공사에 앞서 지난해 6월부터 실내외에서 6가지 실험을 했다. 이 가운데 암각화 앞에 설치할 가로 4.15m, 세로 2.1m, 두께 1.15m의 투명막 8개로 실시한 1, 2차 투명막 실험에서 개스킷 이음매와 연결 볼트 부분에서 누수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형조 울산시 문화체육국장은 “투명막 실험에서 누수가 발생했다는 것은 수밀성(水密性) 확보에 실패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시는 카이네틱댐 대신 생태제방 건설을 문화재청에 다시 건의하기로 했다.
○생태제방과 사연댐 수위 조절 검토를
문화계 일각에서는 문화재청이 제시한 사연댐 수위 조절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반구대 암각화를 사이에 두고 아래에는 사연댐이, 위에는 2005년 6월 완공된 대곡댐이 있다. 하루 22만 t의 물을 공급할 수 있는 대곡댐은 암각화에서 6km 상류에 있다. 총저수량 1153만 t의 대곡댐은 건설 이후 10여 년간 평균 저수율이 41.5%에 불과했다. 총 저수량 1951만 t의 사연댐 평균 저수율은 지난해 19.1%, 올해 15.3%다.
문화도시 울산포럼 김한태 이사장은 이 자료를 근거로 “하류의 사연댐 수위를 암각화 침수 수위 이하로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상류의 대곡댐에 물을 많이 채워 생활용수로 공급하면 하류의 사연댐 수위를 암각화 침수 수위 이하로 낮춰도 된다는 게 김 이사장의 논리다. 그는 “이 방안은 막대한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암각화 침수도 예방하고 생활용수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고 제안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