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동심 유혹하는 전시들 ‘빅: 어린이와 디자인’전 올망졸망 앙증맞은 의자들… 어린이 관객 상상력 한껏 자극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특별전’ ‘쿵푸팬더’ ‘드래곤’ ‘슈렉’ 등 구성 요소별로 제작과정 보여줘
▲금호미술관 3층 전시실에 놓인 유아용 의자들. 텍스트 설명 없이 그저 죽 일렬로 쌓아놓기만 한 무심함은 보완돼야 할 부분이다. 하나하나 찬찬히 뜯어보면 세부 만듦새에서 사용자인 어린이를 위해 어떤 배려를 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3층 전시실부터 천천히 관람하며 내려오길 권한다. 시간이 촉박하면 3층만 둘러봐도 좋다. 너비 14m, 높이 5m의 한쪽 벽면을 4단 선반 진열대로 가득 채운 유아용 의자 90여 점이 이번 기획전의 백미다. 덴마크 건축가 아르네 야콥센과 가구디자이너 나나 디첼, 강철 파이프와 가죽으로 만든 ‘바실리 의자’로 유명한 헝가리 출신 미국 건축가 마르셀 브로이어 등 쟁쟁한 인물들이 만든 앙증맞은 의자를 올망졸망 늘어놓았다.
성인용 의자의 엉덩이 받침이 허리 높이에 있었을 무렵, 의자는 가구 너머의 어떤 것이었다. 이불로 친 텐트의 지지대였고, 마룻바닥을 가르며 날아다니는 우주 근두운이었고, 다가닥다가닥 질주하는 흑갈색 준마였다. 의자를 대하는 꼬마들의 시선을 사려 깊게 관찰한 흔적이 작품마다 또렷하다. 재미없게 가만히 세워놓고 앉기보다 다양한 방식의 놀이도구로 활용하고 싶어 하는 ‘사용자의 요구’를 성실히 반영했다. 눕혔을 때, 여러 개를 겹쳐 쌓았을 때, 거꾸로 걸터앉아 엉덩이를 앞뒤로 흔들었을 때 어떻게 작동할지 하나하나 뜯어보며 기억을 되짚어 상상하게끔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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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미술관 지하 1층 전시실의 어린이 장난감. 미국의 부부 가구디자이너 찰스와 레이 임스가 만든 ‘합판 코끼리’ 등을 선보인다. 금호미술관 제공
어린이 관람객의 아쉬움은 1층 볼 풀(ball pool)에서 달랠 수 있다. 주먹만 한 플라스틱 공을 가로 14m, 세로 6m 반지하 전시실에 풀장처럼 채워놓았다. 아이들을 그곳에 맡겨두고 잠시 지친 다리를 달래는 아빠 두 명이 1일 오후 로비에 나란히 앉아 있었다. 서현진 양승진 등 국내 디자이너들이 참여한 2층 전시실 작품은 손으로 만져보거나 앉아볼 수 있다. 근처 국제갤러리에서 29일까지 열리는 ‘르코르뷔지에, 피에르 잔레: 인도 찬디가르 1951∼66’전에서 성인용 가구의 한 원형을 함께 살피길 권한다.
▲서울시립미술관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기획전의 ‘쿵푸팬더’ 캐릭터 콘셉트 드로잉. 익숙한 주인공 ‘포’와 많이 다른, 실제 판다 모습에 가깝다.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