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군, 피사레크 수녀와 함께
두 수녀는 오스트리아 간호대를 졸업한 뒤 1962년 소록도에 들어와 43년간 한센병 환자들을 보살폈다. 한센병에 대한 편견으로 의료인들마저 접촉을 꺼리던 1960년대 맨손으로 한센인들 상처에 소독약을 바르고 함께 식사를 했다.
두 수녀는 2005년 ‘건강이 악화돼 환자들을 돌볼 수 없어 부담만 주는 것이 미안하다’는 내용이 적힌 편지를 남겨놓고 고향으로 돌아갔다. 스퇴거 수녀는 오스트리아에서 암 수술을 받았고 피사레크 수녀는 요양원에 입원 중이다. 두 수녀는 소록도에서 간호사로서 봉사활동을 했지만 한국 정부에서 주는 월급을 한 푼도 받지 않았다. 오직 오스트리아 가톨릭 부인회 후원금으로 검소하게 생활했다. 두 수녀는 43년간 자원봉사 이후 남은 것이 오스트리아 정부에서 주는 기초연금뿐이어서 넉넉지 못한 생활을 하고 있다.
고흥=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