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30대그룹중 16곳… “2016년 채용 축소”

입력 | 2016-04-22 03:00:00

[불붙은 구조조정論]2015년보다 4.2% 감축… 고용 빨간불




지난해 500명 정도를 채용한 A그룹은 올해 450명 안팎만 뽑을 계획이다. 강도 높은 사업 재편 작업을 진행 중인 데다 미래 경영환경이 여전히 안갯속이기 때문이다.

국내 30대 그룹의 올해 신규 채용 규모가 전년 대비 4% 이상 줄어들 것으로 집계되면서 최악의 청년실업난이 우려되고 있다. 또 정부, 정치권, 재계가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산업 구조개혁이 본격화할 경우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까지 겹쳐 최악의 ‘일자리난’이 빚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21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30대 그룹(지난해 4월 공정거래위원회 기준)은 올해 총 12만6394명을 신규 채용할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지난해 채용한 13만1917명보다 5523명(4.2%) 감소한 규모다. 이번 조사에서 올해 채용 규모를 지난해보다 줄이겠다고 밝힌 그룹은 16곳(53.3%)이나 됐다.

당장 청년 고용시장에는 비상이 걸렸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지난달 청년실업률(15∼29세 기준)은 11.8%로 같은 조사를 시작한 1996년 이후 3월 기준으로는 가장 높았다.

▼ 채용축소-구조조정 겹쳐… 최악 청년실업난 우려 ▼

2월에는 12.5%로 청년실업률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30대 그룹은 지난해 초 12만2051명을 뽑겠다는 계획을 세웠다가 정부의 일자리 창출 압박으로 실제로는 1만 명 가까이 더 뽑았다. 하지만 올해는 목표치를 채우기도 힘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당장 올해부터 상시 근로자 300인 이상 기업에 정년 연장이 적용되면서 인력 자연 감소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단계 정년 연장 적용 대상 기업 300개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127개사(42.3%)가 “정년 연장으로 신규 채용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답했다. 올해 정년 연장 대상 근로자가 있는 123개 조사 대상 기업 중 절반이 넘는 64곳(52.0%)이 신규 채용을 줄일 계획이다.

임직원 수가 500여 명인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B사 인사담당자는 “올해 15명이 정년 연장 혜택을 받지만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않아 인건비가 크게 늘어났다”면서 “경기도 안 좋은 데다 인건비 부담까지 겹쳐 올해는 신입직원을 뽑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이트 사람인이 기업 인사담당자 96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중소기업의 81.3%가 신규 채용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정부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공론화되고 있는 산업 구조개혁도 구직난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인력 감축이 불가피한 해당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최소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오상봉 한국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전체 제조업 근로자 400만 명 중 5대 산업 구조조정으로 수만 명이 한꺼번에 거리에 나온다면 청년실업 문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김성모 기자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