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희동이 눈에 갑자기 혹이 생겼어요.”
희동이는 끼리라는 이름의 불독이 몇 달 전 낳은 5남매 중 한 녀석이었다. 보호자는 하루 아침에 생긴 혹에 놀라서 전화를 한 것이다. 하루 아침에 혹이 생겼다는 말이 이상해서 우선 희동이와 함께 내원하시라고 했다.
조류, 파충류, 그리고 개과 고양이 같은 일부 포유류의 눈에는 제3안검(third eyelid)이라고 하는 구조물이 있다. 각 눈의 내측 구석에 위치한 제3안검은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눈물샘을 가지고 있어 각막의 건조를 막아주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제3안검 주변의 결합조직이 약해져 밖으로 돌출된 것을 제3안검 돌출증이라고 한다. 어떤 품종에서든 나타날 수 있지만 고양이 보다는 개에서 흔하고 특히 비글, 불독, 보스톤 테리어, 코카스패니얼, 샤페이 등의 품종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다.
제3안검이 돌출되면 이물감 때문에 눈을 긁거나 바닥에 문지르게 되고 제3안검 뿐 아니라 각막에도 2차적인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눈곱이 많이 끼고 2차 감염이 유발되는 등의 추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일단 돌출되게 되면 주변조직의 압박과 외부의 자극에 의해 부풀어오르게 되어 스스로 제자리로 돌아가기 어렵다. 소염제가 들어 있는 안약을 적용하여 붓기를 빼주면 드물게 환납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수술을 통해 교정해야 한다.
수술 후 일시적으로 눈이 붓기는 하지만 안약을 넣어주고 목칼라를 하는 등 수술 후 관리만 잘 된다면 비교적 후유증이 없는 간단한 수술이다. 또한 한쪽 눈에 발생한 경우 다른 쪽 눈에도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호발 품종에서는 탈출증이 없는 눈도 예방적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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