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완 삼성증권 런던법인장
하지만 지난해 중반 중국 증시에서 유럽계를 포함한 주요 글로벌 운용사가 대형 손실을 입으며 인지도와 운용 능력에 크나큰 타격을 입었다. 유럽 자산운용사의 수익률은 호의적이지 않은 거시경제 변수에 직격탄을 맞았다. 저유가 흐름은 계속됐고, 중국 성장률 둔화 우려로 투자자들의 대규모 환매가 이어지면서 운용 자산도 감소했다. 유럽에서 손꼽히는 대형 자산운용사 한 곳은 이머징마켓 전문임을 고수하다 중국펀드 운용 실적 저조로 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고, 일각에서는 매물로 나왔다는 소문까지 나돌 정도로 심각한 상태다. 주가도 연초 대비 10% 가까이 하락했다.
자산 운용 시장이 위축되면서 2년 전의 화려한 전망 대신 구조조정이라는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는 운용사들이 나타났다. 수익 감소로 고전하고 있던 유럽계 은행들처럼 영업이익을 늘리기 위해 인력 감축, 비용 절감 등 구조조정 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성과가 좋지 않은 펀드 매니저들의 이름은 가차 없이 구조조정 리스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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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간 저가형 패시브 펀드 판매가 확대되며 자산운용사들의 운용 보수율은 낮아지는 추세며, 금융 당국의 펀드 운용 투명성 점검 강도는 과거보다 엄격해지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자산운용사들은 실력과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수 년간 다소 부진한 성과로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던 유럽계 자산운용사들의 절치부심이 기대되는 이유다. 다양한 아이디어와 투자 상품으로 자산 관리 선택의 폭이 확대돼, 투자자들이 많은 혜택을 누리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고영완 삼성증권 런던법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