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초선의 ‘약속’]
금배지 받은 당선자들 새누리당 경북 고령-성주-칠곡 이완영 당선자(왼쪽 사진)와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남을 전현희 당선자가 19일 국회에 마련된 20대 국회 개원종합지원실에서 당선자 등록을 마친 뒤 국회의원 배지를 달며 환하게 웃고 있다. 당선자 등록 기간은 4월 14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 포항 첫 女의원 새누리 김정재 당선자
“부당한 외압을 절대 하지 않겠습니다.”
김 당선자가 포항 최초의 여성 국회의원이 되기까지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그는 2006년부터 두 차례 서울시의원을 지낸 뒤 초중고교를 나온 고향 포항으로 돌아왔다. 2013년 10월 포항 남-울릉 국회의원 재선거와 2014년 포항시장 선거에 잇달아 출사표를 냈지만 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선 여성 우선추천 지역으로 선정된 포항 북에서 공천을 받았고 포항시장 출신 무소속 박승호 후보와 치열한 경합 끝에 4.6%포인트 차로 승리했다.
김 당선자는 ‘여성의 대변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여성이 인구의 절반이지만 사회 활동 등의 면에선 아직까지도 소수자로 사회적 차별과 편견을 받고 있다”고 했다. 여성이 사회에서 제대로 일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는 얘기다.
국회의원이라면 국민과 거리감이 있어선 안 된다는 게 김 당선자의 생각이다. 특히 포항의 첫 여성 국회의원으로 지역주민들과 접촉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는 “20대 국회가 시작되면 매달 하루를 ‘소통의 날’로 정해 지역주민의 얘기를 경청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 3전4기 더민주 박용진 당선자
“부적절한 접대, 부당한 청탁, 부실한 감사는 하지 않는 3불(不) 국회의원이 될 겁니다.”
당 대변인만 3년 8개월을 하며 하루에도 몇 번씩 현안 논평을 냈던 박 당선자는 “매일 벌어지는 현안에 말 한마디 더 섞으려는 ‘튀는’ 의원은 되지 않겠다”라고도 했다. 이제 대변인이 아니라 의원이 된 만큼 ‘입’보다는 의정 활동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의지다.
운동권 출신으로 진보 정당을 통해 정치에 입문한 박 당선자는 강성 이미지가 강하다는 지적에 자신을 ‘운동장을 넓게 쓰는 합리적 진보’라고 표현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을 거쳐 2012년 더민주당의 전신인 민주통합당에 입당한 박 당선자는 “비록 레프트윙에서 왔지만 라이트윙까지도 뛸 수 있다는 걸 보여 주겠다”면서 “오른쪽으로 이동해서 중원을 뚫으라면 그것도 할 수 있다”고도 했다. 정치 입문의 출발점인 진보 정치만을 고집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 법관 출신 국민의당 손금주 당선자
“갑질, 막말하지 않겠다.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다.”
갑질, 막말을 안 하겠다는 다짐에 대해 손 당선자는 “국회가 막말로 스스로 품위를 손상시키지 않고 갑질을 안 해야 대기업의 갑질 등을 규제할 수 있는 정당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나주, 화순 지역에는 오랫동안 지방 권력이 유지되면서 지역 주민 간 편 가르기가 심했다”며 “선거에서 다른 편에 서 있던 사람들도 품어 안고 가겠다”고 말했다.
서울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손 당선자는 사법시험에 합격해 9년 동안 법관으로 재직하다가 2009년 법무법인 율촌에서 공정거래, 방송통신, 에너지 분야를 맡았던 ‘엘리트 법조인’ 출신이다. 그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권한과 독립성을 강화하고, 방송통신이용자의 소비자 주권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며 “일자리 창출과 기업 활동 면에서 실효성이 적은 ‘ICT특별법(정보통신 진흥 및 융합 활성화 등에 관한 특별법)’도 손보고 싶다”고 말했다.
손 당선자는 “앞으로 호남 정치에 있어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정치를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존경하는 정치인으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꼽았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의 소통 정치와 다양성 중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등이 좋은 모델이 된다”고 말했다. 이런 차원에서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주민 콘서트’를 여는 식으로 주민들과 소통할 것이라고 한다.
그는 “요즘 ‘골프와 선거에서는 고개를 들면 안 된다’라는 말을 자주 떠올린다”며 “당선되고 보니 주민들이 정말 똑똑하다고 느끼게 된다. 겸손하게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경청하고 귀 기울이는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송찬욱 기자 song@donga.com
차길호 기자 kilo@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