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아파트분양 계획 조사해보니
이에 대해 “대형 건설사들이 올해 주택시장을 예상보다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긍정적 기대부터 “내년 분양시장 침체를 예고하는 전주곡일 뿐”이라는 부정적 반응까지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18일 동아일보 취재팀이 국내 10대 건설사가 이달 초 세운 올해 주택분양 계획을 조사한 결과 모두 15만8882채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12월 말의 같은 조사 결과(15만3822채)보다 5060채(3.3%) 늘어난 규모다. 석 달 새 대단지 아파트(1000채) 5개 규모의 분양 물량이 추가된 셈이다. 이번 조사 대상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곳(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롯데건설 SK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산업개발)이다.
건설사 분양 담당자들은 올해 전세금이 지난해보다 더 올라 분양시장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고 설명한다. 박종수 GS건설 킨텍스 원시티 분양 부소장은 “최근 전세금이 분양가 수준으로 오르는 곳이 늘고 있다”며 “전세 대신 분양을 받으려는 수요자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입주한 전국의 새 아파트 165개 단지, 917개 주택형(타입) 중 지난해 말 현재 전세금이 분양가보다 높은 타입이 전체의 14.4%로 나타났다.
입지 등 여건에 따라 가격 차가 벌어지는 ‘분양 시장 양극화’가 오히려 대형 건설사에 호재가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대형사들이 입지가 좋은 재건축 재개발 단지 사업을 많이 수주해 양극화되는 분양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예상보다 크게 오르지 않은 점도 건설사들이 공격적인 분양 전략을 선택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평균 2.99%로 전달보다 0.11%포인트 하락했다. 4개월 만에 2%대로 떨어진 것이다. 빚을 내 분양을 받으려는 소비자들의 비용 부담도 그만큼 줄어든다.
일각에서는 주택시장 호전보다는 건설사의 내부 사정에서 원인을 찾는다. 건설사들이 내년 분양시장 침체에 대비해 밀어내기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다. 한 분양대행사 대표는 “일부 건설사가 공급 과잉을 우려해 내년 계획했던 물량을 올해로 앞당기고 있다”고 전했다.
조은아 achim@donga.com·천호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