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육대회 서울시 태권도 대표 선발전에서 친한 교수의 자녀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판정을 내려 승부를 조작한 전직 서울시태권도협회 소속 심판 등 전현직 임원 9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2013년 5월 고교생 선수 A 씨의 부친이 편파 판정에 항의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3년 만이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 이원석)는 18일 노모 전 서울시태권도협회 심판분과위원장 등 3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노 씨 등은 2013년 5월 전국체육대회 고등부 서울시 태권도 대표 선발전에서 최모 군과 맞선 A 군에게 부당한 경고를 남발해 반칙패를 당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태권도는 한 경기에서 경고를 8번 받으면 자동으로 반칙패가 되는데,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어오던 A 군은 노 씨 등이 막판 연이어 경고를 주는 바람에 반칙패를 당했다. A 군의 아버지는 이 경기가 열린 지 2주 뒤 분을 참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최 군의 아버지는 국가대표 선수 출신으로 태권도 관련학과 교수를 지내 태권도계에 인맥이 넓다. 최 군의 아버지와 심판들은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협회 임원의 자녀가 선수로 출전하는 단체전 경기에서도 승부 조작이 벌어진 사실을 확인했다. 김모 전 서울시태권도협회 기술심의위원회 의장 등 2명은 2013년 7월 추계태권도대회 단체전에서 협회 임원의 자녀가 다니는 고교가 승리하도록 편파 파정한 혐의(업무방해)로 불구속 기소됐다.
조동주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