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후… “국민-野와 소통 현안해결” “당내의 온갖 朴더는 없게”… “친노-친문 좌장 설땅 없어” “기득권 연연 않고 상생”…
심규선 대기자
가장 먼저 입길에 오른 것은 대통령의 반응.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번 총선 결과를 보며 ‘국민의 엄중한 선택’이라는 말만으로는 부족한, 커다란 변화를 실감했습니다. 제 개인적인 소감은 접어두고자 합니다. 다만, 한국 정치가 견고한 지역 연고와 편협한 계파 이익을 깨뜨리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위대한 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달라진 정치 지형을 겸허히 수용하겠습니다.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여야의 협조를 바탕으로 경제 회복과 일자리 창출, 북핵 문제 해결 등에 노력하겠습니다. 대한민국의 위대한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 앞에는 늘 대통령이 있을 것입니다.”
광고 로드중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약속대로 대표직을 내려놓았다. 이렇게 경고하며.
“무소속 당선 동지들의 복당 문제를 마무리 짓고 물러나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해 미안합니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은 새누리당에게 분명히 명령했습니다. 더 이상 무슨 박, 무슨 박 하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라고. 그 명을 따르지 않으면 내년 대선에서는 골백번 석고대죄를 해도 일으켜 세워줄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옥새는 두고 갑니다. 다시는 나 같은 불행한 대표가 나오지 않길 바랍니다.”
김 대표는 불행했는가. 대통령과의 갈등은 몸집을 키우는 기회이기도 했다. 친박계 때문에 앞으로도 힘들 것 같다고? 그렇다면 대권도 깨끗하게 포기하는 게 옳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당선자 환영대회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광고 로드중
더민주에 대한 궁금증. 호남을 텃밭이라 부르지 못하는 더민주의 굴욕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김종인 비대위 대표는 토사구팽당할 것인가, ‘문종인’ ‘김재인’으로 함께 갈 것인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국회에 새로 만든 당 대표실에 입주했다.
“국민의당의 꿈은 의석수가 아닙니다. 변화를 주도하는 것입니다. 기득권 양대 정당의 담합과 밀월을 깨뜨리겠습니다. 그들의 오만과 무능, 갈등과 증오도 깨뜨리겠습니다. 그리하여 일하는 제3의 정당, 상생하는 제3의 정당으로 신뢰를 얻겠습니다.”
국민의당도 곧 기득권 구도에 포획되는 것은 아닌지, 이곳저곳에서 이삭을 주워 만든 ‘이질 정당’이 언제까지 ‘선명 정당’을 표방할 수 있을지, 안 대표가 대통령 후보가 된다 한들 양대 정당 체제에서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이 당에도 궁금한 게 참 많다.
광고 로드중
그때 바로 옆자리의 50대 남자가 우리들의 직업을 알아보고 대뜸 따져 물었다. “선거 때마다 공약이 중요하다, 중요하다 하면서 이번에도 제대로 공약을 검증한 언론사가 하나도 ….”
“사실 그게….”
뭔가 변명을 하려고 목소리를 높이다가 잠이 깼다. 오늘은 11일, 투표일까지는 아직 이틀이나 남았다. 모두 일장춘몽이었던가. 하긴 뭔가 이상했다. 정치인들이 언제부터 그렇게 반성을 잘했느냐 말이다. 꿈이라면 가장 궁금한 각 당의 의석수라도 계시를 좀 해 주시지. 하기야 투표도 하지 않고 결과를 알려고 하는 것은 도둑놈 심보 아닌가. 자연의 봄은 시간이 되면 오지만, 속세의 봄은 정중하게 초대해야 온다.
심규선 대기자 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