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내 3대 조선사들의 해양플랜트 취소가 이어지는 데다 국제 중재에서 대규모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일까지 벌어져 조선업계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노르웨이 시추업체인 송가오프쇼어는 최근 영국 런던해사중재인협회에 중재 신청과 관련한 변론을 하면서 대우조선해양을 상대로 6580만 달러(약 758억원)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송가오프쇼어는 대우조선의 시추선 디자인 오류로 자신들이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앞서 대우조선은 지난해 7월 송가오프쇼어를 상대로 시추선 건조 과정에서 생긴 손실을 보전해달라며 중재를 신청한 바 있다. 대우조선은 시추선 건조 지연과 이에 따른 추가 비용 발생 책임이 송가오프쇼어 측에 있다고 주장했다. 2011년 송가오프쇼어로부터 반잠수식시추선 4척을 척당 6000억 원에 수주했지만 송가오프쇼어의 기본설계 오류 등으로 작업 기간이 늘어나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한 척당 평균 1년가량 지연되면서 대우조선은 1조 원가량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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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도 반잠수식시추선 프로젝트와 관련해 중재 절차를 진행 중이다. 현대중공업은 노르웨이의 프레드 올센 에너지 자회사인 볼스타 돌핀을 상대로 1억6700만 달러의 대금을 추가로 받아야 한다며 지난해 10월 런던해사중재인협회에 중재 신청을 했다.
삼성중공업도 시추업체 퍼시픽드릴링(PDC)이 드릴십 건조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 통보해 국제 중재 등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쉘(Shell)로부터 수주한 47억 달러 규모 FLNG(부유식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 설비)가 취소될 위기에 놓여 있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지난해 8조 원대의 적자를 낸 국내 3대 조선사들은 올해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수주 계약이 취소되거나 인도가 연기되는 등의 악재가 이어지면 목표 달성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올해 1분기(1¤3월) 한국 조선업계의 선박 수주량은 2001년 4분기(10¤12월) 이후 약 1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특히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1분기에 단 1척도 수주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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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