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을 표현한 작곡가들
작곡가 필립 글래스
비발디의 ‘사계절’ 외에도 한 해의 각 계절을 묘사한 음악작품들이 있습니다. 차이콥스키는 1월부터 12월까지 러시아의 정경을 묘사한 피아노곡집 ‘사계절’을 발표했습니다. 당시 음악잡지 부록으로 매달 이 곡의 악보가 제공되었던 점이 재미있습니다. 피아노 보급이 급속히 늘어나던 시대여서 집집마다 아마추어 ‘거실 피아니스트’들이 칠 만한 적당한 수준의 악보 수요가 급증했던 것이 한 가지 이유였을 것입니다.
최근에는 탱고의 전설로 불렸던 아르헨티나 작곡가 피아졸라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사계절’도 자주 연주됩니다. 비발디의 사계절과 비슷한 편성으로 연주할 수 있어서, 한 무대에 같이 올리거나 한 음반에 동시에 수록하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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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곡은 맥더피 자신의 솔로와 마린 올솝이 지휘하는 런던 필하모닉오케스트라 협연으로 음반도 나와 있습니다. 글래스는 이른바 ‘미니멀리즘(극소주의)’ 작곡의 대표자 중 한 사람으로 꼽힙니다. 단순한 음형 또는 동기에서 시작해 점차 표현 요소를 더해나가는 방법으로 곡을 써나갑니다. 특히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리듬과 음계를 사용해 모두가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음악을 쓴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저는 음반으로 먼저 들어보았습니다만, 그가 소리로 표현한 아메리카의 사계절이 실로 흥미롭습니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