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 최악 시나리오와 캐치프레이즈
프로야구 오늘 개막
○ 해줘야 할 선수에게 달렸다
SK 김광현
SK가 꿈꾸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에이스 김광현이 2점대 평균자책점에 개인 최다승(17승)을 넘어서는 것이다. 넥센은 올해 처음 주장을 맡은 서건창이 자신이 세운 한 시즌 최다 안타 기록(201개)을 넘어서 주면 탈꼴찌를 넘어 더 높은 순위를 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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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해줘야 할 선수가 부진하면 충격은 배가된다. NC에 박석민이 ‘양날의 검’인 이유다. 박석민이 FA ‘먹튀’ 대열에라도 합류한다면 팀 분위기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SK는 포수 풀타임 출전을 앞둔 이재원이 부진할 경우 공수 양면에서 타격이 크다. 삼성은 신인왕 구자욱, 롯데는 일찌감치 재계약을 마친 외국인 3인방(린드블럼, 레일리, 아두치)이 2년 차 징크스에 빠지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어렵사리 기회를 준 선수가 믿음을 저버리면 그 상처는 더 깊다. KIA는 리그 후반부 전력 강화를 위해 영입한 임창용이 부진하면 명예와 실리를 모두 놓쳤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kt는 지난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린 글 때문에 고소까지 당했던 포수 장성우가 올 시즌에는 야구에만 전념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캐치프레이즈의 사전적 의미는 ‘광고, 선전 따위에서 남의 주의를 끌기 위한 문구나 표어’다. 이런 정의에서 볼 때 NC의 캐치프레이즈가 단연 돋보인다. NC는 ‘거침없이 가자, 행진’을 캐치프레이즈로 쓴다. 한글로만 캐치프레이즈를 만들었다는 것으로도 일단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10개 구단 중 4개 팀만 캐치프레이즈가 한글이다.
막내 구단 kt도 ‘과감하게 도전하라!’로 역시 순수 한글로 구호를 정했다. 하지만 맛과 멋 차원에서는 NC보다 2% 부족하다. 지난해 썼던 ‘마법을 현실로! 승리의 kt 위즈’가 오히려 더 맛깔스러웠다고 말하는 팬이 적지 않다. 팀 이름을 빼면 역시 한글뿐인 ‘혁신의 바람, 서울 LG 트윈스’는 야구팀이 아니라 정당 선전 구호 같은 느낌을 준다는 평가가 들린다. 한화는 지난해에도 호불호가 엇갈렸던 ‘불꽃 한화! 투혼 이글스!’를 올해도 계속 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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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최형우
넥센은 8년 만에 캐치프레이즈를 ‘Win the championship(챔피언 먹자)’으로 바꿨다. 2009년부터 7년 동안 쓰던 ‘Go for the Championship(챔피언을 향해)’과 사실상 같은 의미다. SK는 2014∼2015년에는 “말보다는 행동으로, 문구 대신 성적으로 팬들을 기쁘게 해 주겠다”며 캐치프레이즈를 따로 만들지 않았지만 올해는 ‘New Start, New Challenge(새로운 시작, 새로운 도전)’를 들고나왔다. 롯데는 팀워크와 팬 서비스를 동시에 강조하는 ‘Team First, Fan First!(팀이 먼저, 팬이 먼저)’가 구호다. KIA는 한글과 영어에 특수 기호까지 쓴 ‘동행_Always KIA TIGERS’를 캐치프레이즈로 정했다.
강홍구 windup@donga.com·황규인 기자